엔터/관심

알쓸신잡 종영, 추억을 소환하고 생각을 남겼다.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즌2를 기대하며]

올드코난 2017. 7. 29. 22:18
반응형

어제 7월 28일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이하 잡학사전)이 9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어제는 총정리 편으로 지난 8주간의 이야기를 담았고, 시즌2를 예약하며 마무리되었다. 어제 마지막회는 술 마시느라 본방송을 못보고 오늘 재방송을 통해서야 봤는데 이렇게 끝나 너무 아쉽다. 복면가왕과 불후의명곡 외의 예능프로는 요즘 통 보고 있지 않다가 간만에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다 본 프로그램이었다. 그만큼 재미도 있었고 매우 유익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잡학박사 유시민, 미식박사 황교익, 과학박사 정재승, 수다박사 유희열, 문학박사 김영하 등 5명은 지난 2개월동안 서로 함께 하면서 자신들만의 추억도 있었겠지만 우리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겼고, 잊고 있었던 추억을 소환해 주었다. 이들 5명이 8주동안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이들에 대한 대화를 들어보면 제각각이고 저마다 먼저 생각나는 일화들이 달랐듯이 시청자들 역시 기억나는 주제가 같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가장 기억나는 주제는 2주전인 7월 14일 7회 방송에서 애니매이션 박물관을 보고 로버트 태권 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주제로 나눈 대화였다. 국민 학교 다닐 때 마징가 제트와 로버트 태권 V를 봤던 우리 세대들에게 로버트 태권 V와 마징가Z의 대결은 영화 친구에서 ‘조오련이 이겨 거북이가 이겨’ 그 이상의 관심사였었다. 


잡학사전에서 과학박사 정재승의 설명을 그대로 옮겨 보면 마징가Z는 쇠돌이가 파일더(조종선)을 타고 마징가 제트 뇌에 들어가 합체해 작동하는 방식이다. 때려야 겠다 생각하고 기계를 조작하면 마징가 제트는 명령을 인지하고 적을 때리는 방식이다. 반면 로버트 태권 브이는 훈이가 태권도를 하면 로버트 태권 V가 따라한다. 


즉 훈이가 때려야 겠다 생각하면 로버트 태권 V가 때리는 방식이다. 마징가 제트처럼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조종하고 움직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 0.4초에서 0.8초가 걸리지만 로버트 태권 V는 0.2초면 되기 때문에 마징가 제트가 때리려고 하면 로버트 태권브이가 먼저 때리기 때문에 결국 로버트태권브이가 이기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정말 궁금했던 로버트 태권 V와 마징가Z의 대결의 승자는 로버트 태권 V였다는 사실을 잡학사전을 통해서 근 40년 만에 알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만화 로버트 태권브이와 마장가제트를 보고 상상력을 키웠던 어린이들이 자라나 이를 과학적으로 밝히고 현실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고, 그렇게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있던 것이다. 


내가 로보트 태권 V와 마징가Z 대결을 통해 크게 깨달은게 바로 이 대목이었다.


"나는 그걸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생각했거든 지금까지"

유시민 작가의 말이 곧 우리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어리석은 질문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상상력이 세상을 발전시킨다.

생각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는 그래서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갖고 있다. 내가 로보트 태권 V와 마징가Z 대결 이야기에 이렇게 감동했던 것은 내 어린 시절 추억 중 로보트 태권 V와 마징가Z가 차지하는 추억이 그만큼 작지 않다는 것일 것이다. 


지금 기억나는게 있다. 어렸을 때 시골에 살았는데, 조금 윗 마을에 나보다 5살 많은 조금 덩치가 큰 형이 있었는데, 이 형이 마징가 맨이었다. 로버트태권브이는 마징가 상대가 안된다고 큰 소리를 쳤었던 기억이 난다. 커서 한 번도 뵌 적이 없는데 언젠가 이 형님을 뵐 날이 있으면 로버트 태권브이가 이긴다고 반드시 알려줄 생각이다.


그리고 지금은 마징가Z가 일본 만화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지만 우리 세대가 어렸을때는 당시 한국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마징가 제트가 한국 로버트인 줄 알고 있었다. 주인공 이름이 쇠돌이고 방송에서는 이게 일본만화라는 것을 알려 준 적이 없었다. 우리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일본 만화를 한국만화로 알고 살아왔다. 내가 마징가 제트에 배신감을 느꼈던 것도 그때문이고, 잡학사전을 통해 로보트 태권브이가 이긴다는 사실에 쾌감을 느끼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잡학사전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지만, 나는 로버트 태권 V가 마징가 제트를 이겼다는 사실 하나를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것을 얻었다. 지난 2개월 동안 큰 추억과 지식의 향연을 느끼게 해준 정말 별걸 다 알려주는 잡학사건 반드시 시즌2로 돌아 오기를 바란다. 유시민 작가와 함께.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글에 공감하신다면  SNS (트위터, 페이스북)로도 널리 널리 알려 주세요. ★ 글의 오타, 하고픈 말, 그리고 동영상 등이 재생이 안되는 등 문제가 발견 되면 본문 하단에 댓글로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