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추천도서 풍자, 자유의 언어 웃음의 정치 (저자 전경옥) 결국은 언론이 국가를 발전시켰다.

올드코난 2017. 8. 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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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2015년 3월 발간된 풍자, 자유의 언어 웃음의 정치 (전경옥 지음)라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처음 이 책을 발견했을때는 ‘풍자’라는 단어에 관심이 가 가볍게 골랐는데, 첫장을 넘기고부터 밤을 세우면서 끝까지 읽고 말았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터운 책이고 글자 하나하나 세심하게 완독을 하면서 책을 놓지 않고 끝까지 읽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책의 내용이 매우 유익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책 제목처럼 풍자를 다루었는데 시기는 유럽의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유럽의 근대사를 형성하던 때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중기부터 조선 말기였다. 15세기 이전의 유럽은 중국(명)과 조선에 비해 월등하다고 볼 수 없었다. 대략 1500년대를 기점으로 유럽이 동북아시아의 경제와 정치를 넘어서지 않았을까 추측하는데, 그리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언론이었다.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던 것은 과거 유럽 사회도 매우 경직되고 언론에 대한 탄압과 남녀차별 빈부격차, 신분제도 등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 시대 지식인들인 엘리트들이 만화와 같은 익살스런 그림 등으로 권력자를 비꼬고 풍자를 하는 이들이 있었으며 이러한 노력들이 결국에는 유럽의 민주주의와 사회를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물론 유럽의 엘리트들이 좋은 의도로만 풍자를 했던 것은 아니다. 정치적인 목적과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는 글이나 그림 또한 만들어 대중들을 현혹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는 그런 예가 많이 나온다. 


여기서 유럽과 조선을 잠시 비교해 보자. 인쇄술은 고려와 조선이 먼저 발달했다고 하지만,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은 유럽이었다. 조선은 인쇄술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는데, 이유는 백성들을 통제수단, 세금이나 내는 그런 존재로 인식을 했기에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교육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성경을 대량으로 찍어내기 시작하면서 인쇄와 출판업이 발전하게 되고 결국 신문과 잡지 등의 발행으로 이어지면서 서 민간 언론이 등장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풍자와 비판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만일 조선에서도 훈민정음을 백성들이 모두 읽을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책을 대량으로 발간하고, 신문을 만들어 언론의 자유를 주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조선 전기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뛰어났지만 중기를 넘어서면서 유럽에 확실히 뒤쳐졌다. 경직된 사회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인 것이다. 내가 이 책 풍자, 자유의 언어 웃음의 정치를 읽고 크게 느낀게 바로 그것이었다. 


끝으로 이 책에 수록된 수 많은 삽화와 그 삽화에 얽힌 당시 시대상황 들에 대해 이토록 상세하게 묘사를 한 저자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탄을 했다. 역사 교육용으로도 좋고,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교육용으로도 좋고 개인 소장 가치도 높은 책이다. 서점에서 구입을 하고 집에서 틈틈이 봐도 좋다.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돈이 생기면 반드시 구입할 생각이다. ^^


[참고: 목차]

들어가며 : 근대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제1장 또 하나의 정치, 풍자 / 1. 근대와 대중사회 /2. 풍자와 민주주의 /3. 정치풍자, 그리고 풍자의 정치 /4. 풍자의 대상 /5. 풍자만화의 보급과 검열 /6. 풍자, 또 하나의 정치적 시선

제2장 당황하는 왕, 경계에 선 귀족 / 1. 봉건적 권력구조에서 중앙집권적 권력구조로 /2. 귀족의 권세와 좌절 /3. 국왕과 귀족에 대한 반감 /4. 소외되거나 비판받는 왕과 귀족

제3장 부도덕한 신 /1. 종교개혁과 불관용의 정치 /2. 교회의 독단과 타락 /3. 정치와 종교

제4장 불안한 대중, 해이한 대중 /1. 대중의 사회적 지위 /2. 도시의 빈곤 /3. 정치적 인간이 되어가는 사람들 /4. 불안한 대중의 출구 /5. 해이한 대중

제5장 근대적 엘리트 : 부르주아, 지식인, 신정치 엘리트 /1. 신흥 중간계급 /2. 지식 엘리트 /3. 신정치 엘리트

제6장 왜곡된 여성 /1. 운명의 여신 /2. 차별 /3. 이성을 위협하는 여성 /4. 국가 상징인 여성 이미지의 이중성 /5. 가부장적 패러다임 속 사회적 여성 /6. 여성의 빈곤, 여성의 범죄

제7장 적과 동지 /1. 유럽의 변화 /2. 영국과 프랑스 /3. 탐욕의 지도 : 전쟁과 식민지 제국주의 /주 / 참고문헌 / 도판 목록 / 찾아보기


[참고: 저자 전경옥]

저자 전경옥은 숙명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테네시대학교에서 C. B. 맥퍼슨의 정치사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 주제는 서양정치사상, 문화정치학, 인권, 젠더 정치, 사회통합 등이다. 최근에는 특히 인권을 연구하면서 국제앰네스티의 인권 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평화와 보편적 인권 개념의 확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가 틀 지우는 정치, 정치가 조종하는 문화를 조명한《문화와 정치》를 썼다. 공저로는 역사적 주체로서의 여성을 복원한《한국여성근현대사 : 한국여성정치사회사》1∼3권,《한국여성문화사》1∼3권,《한국여성인물사》1∼3권, 르네상스 정치사상에 대해 쓴〈르네상스, 근대의 여명〉을 수록한《서양 고대·중세 정치사상사》, 한국 사회의 다양한 사회통합 정책을 연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하여 그 방향성을 타진한《다문화 사회 한국의 사회통합》이 있다. 논문으로는〈한나 아렌트와 페미니스트 정치사상〉,〈아인 랜드의 ‘이기적 자기애’와 페미니즘〉,〈한국여성정치사 연구의 인식론과 방법론〉,〈그림을 통해 본 가부장적 근대 유럽에서 활용한 여성 이미지의 이중성〉,〈다문화사회의 학교 내 다문화 교육에 관한 연구〉,〈미국 다문화주의를 통해 본 다문화주의 정치철학의 딜레마와 한국에의 함의〉,〈학교 인권교육 정책과 인권교육을 위한 대학?중학교 파트너십에 관한 연구〉,〈정치와 대중문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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