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 -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청소년의 목소리(인디고 서원 엮음)

올드코난 2017. 8. 1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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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동안 내가 느낀 점이 있다. 한국의 어른들은 나이가 많아서 어른이지 지혜가 많아서 어른이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나이가 어린 것은 나이가 어리다는 것이지 정신이 어린 것은 아니다. 나이가 많아서 무조건 옳다는 그런 편견에서 우리 사회는 벗어날때가 있다. 특히 최근 촛불혁명 당시 보여준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성숙한 시민 의식은 기성 세대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박정희 세대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쌍한 근혜”라고 떠드는 어리석은 노인들. 반면 내 가족과 친구는 아니었지만, 세월호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단원고 학생들과 유족들을 위해 눈물을 보이는 따뜻한 청년들. 


2016년 겨울에 내가 본 것은 그랬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듣기 싫어하는 어른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오늘 소개하는 책은 바로 지금 시대, 촛불 세대인 청소년들의 말을 담은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 -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청소년의 목소리(인디고 서원 엮음)라는 책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진실을 밝히기 어려워요, 우리 사회는 소수의 의견을 듣지 않아 부당한 사회가 되었어요. 법이란 존경심을 가질 존재가 아닙니다. 법이 정당성과 정의를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법을 지킬 이유는 없습니다. 나의 이익을 내려 놓고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 등등, 이 책에 들어 있는 청소년들의 말들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말들이다. 


근데, 청소년들은 이 당연한 말들을 왜 하고 있을까? 당연한대 당연하지 못한 비상식적인 나라를 만든 것은 누구일까? 과연 박근혜만의 책임일까? 최순실에게 국정이 농단되었다고 하지만, 과연 최순실 한 사람의 작품이었을까? 너무 오랫동안 입을 막았고 귀를 닫고 살아야 했던 우리 어른들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들이 대견스럽고 청소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으며, 이들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이 책 제발 어른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

[참고: 목차]

1부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청소년의 목소리 /1.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삶의 기술/2. 우리는 미래가 아닌 오늘날의 민주시민이다 /3. 좋은 시민이 되는 법 : 신념의 횃불을 밝혀라/ 4. 윤리의 정치화와 시민의 탄생

2부 고통의 기원에서, 다시 시작하기 /1.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2. 의로움으로 시대의 아픔에 응답하다/3. 우리는 어떻게 세계를 바꿀 것인가?/4. 자발적 복종을 넘어 자유로운 인간으로

3부 My Dear 민주시민 /1. 새로운 시대의 교육혁명을 꿈꾸다/2. 끝까지 정의의 편에 선 사람/3. 억압의 시대, 삶이라는 자유를 위하여/4. 세계동시혁명의 가능성, 그 중심에 서다


[참고:인디고 서원]

인디고서원은 2004년에 문을 연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이다. 내적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 좋은 책이 빼곡한 인디고 서원에는 함께 책을 읽으며 도덕적 품성,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키우는 인디고 아이들이 있다. 인디고 아이들은 이곳에서 책읽기를 통해 세상의 소외되고 그늘진 곳을 직시하고, 새로운 시대의 윤리적 가치를 찾고자 오늘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쓸모 있는 실천으로서 인문 공부, 이것이 바로 삶 속에서 배움을 실천하고 변화를 창조하는 인디고 아이들의 정의로운 책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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