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공간의 온도 - 나를 품어주는 일상의 사소한 곳들 (저자 박정은) 도시인을 위한 책

올드코난 2017. 8. 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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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사색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는 책 한 권을 소개해 본다. 작년말인 2016년 12월12일 발간된 신간 공간의 온도 (글/그림 박정은)라는 책이다. 여기서 공간은 우리가 아는 시간과 공간의 그 ‘공간’이다. 그리고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 일상에서 보고 접하고 느끼고, 사람 냄새가 나는 모든 곳 그곳이 바로 공간이다. 저자가 느꼈던 공간도 우리들이 지금도 접하고 있는 일상생활 그 자체인 것이다. 


책상에서는 책도 읽지만 어려서는 밑에 숨기도 해봤을 추억, 부모 몰래 만화책을 감춰든 공간 침대 밑, 매일 잠이 드는 침실, 부엌, 창사, 소파, 그리고 도서관, 지하철 등등 서울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접하고 있지만 그냥 무심하게 지나쳐 버리는 이런 소소한 일상 속 공간이라는 풍선에 저자의 따뜻한 감성이라는 입김을 불어 넣어 완성된 게 바로 이 책이다. 


바람이 꼭 찬 풍선처럼 이 책에는 따뜻함으로 가득하다. 이 책 공간의 온도의 온도는 따뜻한 봄날 오후의 온도와 같다고나 할까. 책을 찬찬히 읽다 보면, 지금 여러분이 앉아 있는 책상이 달라 보일 것이다. 그리고 집 밖을 나서면 보게 되는 서점과 미용실 그 외 잠시 머무르는 곳에서 따뜻한 공간의 온도를 느끼게 될 것이다. 도시가 삭막하다는 도시인들은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참고: 목차]

prologue · 걷는다는 것

1장 제자리 걷기

책상 · 나의 인생으로 오롯이 물들어가는 공간 /책상 밑 ·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게 하는 곳 /옷장 속 · 문만 닫아도 다른 세상으로 변하는 마법의 장소 /침대 밑 ·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몰래 쌓아두는 공간 /침실 · 내일은 괜찮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하는 곳 /책장 · 언젠가는 닿고 싶은 꿈들이 쌓여만 가는 곳 /창가 · 노랗고 따스한 빛 속에 머물며 하루의 변화를 느끼는 공간 /소파 · 그리운 것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곳 /목욕탕 · 복잡한 머리를 쉴 수 있게 해주는 공간 /부엌 · 따뜻한 요리를 나누어 먹으며 행복도 함께 나누는 곳 /마당 · 어려운 일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알려준 곳 /창고 · 부모님의 옛날을 떠올리며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곳 /베란다 ·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막막한 새벽을 견디던 곳

2장 가까이 걷기

시계방 · 인생의 속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장소 /꽃집 · 꾸밈없는 순수한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 /미용실 · 한 시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기 위한 의식 /이용원 · 늘 그 자리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주는 위안 /만둣가게 · 몸도 마음도 따뜻하고 건강해지는 공간 /영화관 · 혼자라도 외롭지 않고 행복해질 수 있는 곳 /공중전화박스 · 작은 오해와 화해, 인연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곳 /열쇠가게 · 사람 사이에 필요한 노력이 담긴 곳 /화방 · 나와 딱 맞는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기꺼이 헤매는 공간 /카메라 수리방 · 깨끗한 렌즈로 보는 세상의 아름다움 /사진관 · 기다림의 시간이 주는 설렘과 행복 /세탁소 · 깨끗하고 바싹 마른 옷이 주는 기쁨과 감사함에 대하여 /편의점 · 다양한 물건들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 /동물병원 · 작은 생명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곳 /음반가게 · 나의 세상과 또 다른 하나의 세상이 만나는 경험 /학교 · 손에 쥔 것을 버림으로써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곳 /분식점 · 어린아이가 된 듯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곳 /고시원 · 나의 삶에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공간 /빵집 ·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빵력은 늘 100%로 충전! /목공소 · 한 사람의 인생과 땀과 노력이 모두 담겨 있는 곳


3장 느리게 걷기

이리카페 · 커피를 마시는 동안만큼은 고마운 작업실이 되어주었던 공간 /카페 공드리 · 잊었던 열정과 꿈을 되살려주는 곳 /계동 ·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을 때 찾는 공간 /이태원 ·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공간 /해방촌 · 외국을 여행할 때처럼 영감과 열정을 충전할 수 있는 곳 /연남동 · 아날로그의 맛, 흑백 필름을 현상해본 적이 있나요? /북촌 한옥마을 · 오래전 옛날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해주는 공간 /삼각지 · 냄새로 기억되는 공간, 공간으로 기억되는 냄새 /독립문 · 사라짐과 생겨남, 공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곳 / 교보문고 · 내 안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진짜 자신을 찾게 해준 곳 /헌책방 ·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설렘이 가득해지는 공간 /소마미술관 · 문화를 느끼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삼청동 · 늘 보던 익숙한 장소의 새로운 의미를 깨닫게 해준 공간 /예술의 전당 · 실패했던 과거의 나와 마주하며 다시금 큰 꿈을 꾸는 곳 /올림픽공원 · 가장 가까운 곳에서 편안함을 주는 곳 /효창공원 · 사랑하는 존재와의 기억들은 그 공간에 계속 머물러 있다 /하늘공원 · 탁 트인 하늘을 보며 마음을 정리하기 좋은 곳 /종로도서관 · 시간과 함께 역사도 쌓여간다 /정독도서관 ·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풍경 /지하철 · 편안하게 혼자 슬플 수 있는 곳

4장 멀리 걷기

정동교회 · 떠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익숙한 장소의 소중함 /길상사 · 고요하게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공간 /명동성당 · 힘든 일이 있을 때 맘껏 기대어 쉴 수 있는 곳 /창경궁 · 도시 속의 작은 심장, 답답한 숨통을 틔워주는 곳 /경복궁 · 보고 싶은 것만 보기에 놓치는 것의 아쉬움을 느낀 곳 /창덕궁 · 현실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곳 /덕수궁 ·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나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은 곳 /어린이대공원 · 나도 몰랐던 나의 변화를 새삼 느끼게 되는 곳 /석촌호수 · 이제 나도 어른이 되었다는 실감을 하게 되는 공간 /한강 · 흔들리는 나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을 때 /남산 · 마음속에 간직했던 긴 이야기를 털어놓기 좋은 공간 /성곽길 ·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싶을 때

5장 다르게 걷기

전주 : 버스터미널 · 낯선 공간과 친해지는 방법은 길을 잃고 헤매는 것 /전동성당 · 사소하지만 오래도록 웃음 짓게 만드는 기억 /골목 산책 · 길에서 만난 작은 존재들이 주는 위안 /향교 · 나에게서 떨어져 나를 바라본다는 것 /부산 : 감천동 ·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있어서 더 감동적인 풍경 /보수동 헌책방 거리 · 끝없이 쓰고 만들고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해운대 · ‘엄마’라는 두 글자가 주는 울림 /제주도 : 산방산 · 어떤 공간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 /올레길 · 다르게 보는 시간, 걷기의 즐거움 /협재 해변 · 탑을 쌓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보며 /천리포 수목원 ·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하는 네 잎 클로버

epilogue · 나의 공간으로부터 당신의 공간으로


[참고: 저자 박정은]

기억을 그리는 작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쭉 살았으므로 나에게는 그저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들이 많이 있었다. 걷는 것을 좋아했고, 시간은 많았기 때문에 좋아하는 동네를 온종일 어슬렁거리며 걸어 다니곤 했다. 대학교에서는 애니메이션을 공부했지만, 졸업하고 나서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처음으로 소설책 표지에 내 그림이 실렸을 때, 하루에도 몇 번씩 서점에 가보며 기뻐했다. 그 후로 소설, 에세이, 동화책 등의 일러스트 작업을 했다. 내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을 내는 것은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던 막연한 꿈이었다. 몇 년 새 한 권, 또 한 권 내 그림과 글들이 묶여서 책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감사하다.” 지은 책으로는 하루에 한 장씩 그린 그림을 엮은 『왜 그리운 것은 늘 멀리 있는 걸까?』와 삶 속에서 위로를 받은 순간들을 그린 『뜻밖의 위로』가 있다. 꿈이 뭐냐고 묻는 사람에게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여전히 나는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서 울림을 주고 위로가 되는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가끔은 그 꿈이 너무 아득해 보이지만. 지치지 않고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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