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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170

시)아인슈타인 시집 – 유령의 집, 용꿈, 카메라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유령의 집 아무도 없는데 가스불이 번쩍 파아란 눈을 뜬다 이윽고 국이 끓고 밥통에 김이 모락모락난다 갑자기 티브이가 켜지고 예쁜 아가씨가 튀어나와 온몸을 흔들며 노래한다 비디오 테이프가 스르륵스르륵 그 계집애를 먹어치운다 집에 있던 유령이 깜짝 놀라 장농 뒤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내다본다 따르릉! 유령이 얼떨결에 달려가 손을 뻗는데 덜컥 수화기가 일어난다 밥 다 해 놓았니? 예 수화기가 덜꺽 주저앉으며 유령을 깔아버렸다 용꿈 용을 보았다 입에서 불을 뿜어대고 퍼렇게 번쩍이는 두 눈, 들판의 나무 와 집들은 꺼멓게 그슬려 있었다 세상에 종말이 온 것일까 나는 표류하 는 배에 실려 쓸쓸했고 천둥과 번개 속에 흠뻑 젖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아내는 용꿈은 좋은 꿈이라고 좋아했다..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국가적 손해, 만화경, 국화빵틀 속에서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국가적 손해 글을 아껴서 쓰십시오 김서린 대중탕 한쪽 벽에 빨간 아크릴 글자가 눈을 꿈뻑이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찔끔해서 다시 눈여겨본다 물을 아껴서 쓰십시오 개눈에는 뭣만 보인다더니 나는 문득 수도꼭지를 잠근다 물을 아껴서 쓰십시오 물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끼지만 김서린 저 편에서 준엄하게 나를 바라보는 눈 빌어먹을 꽉 쏟아지고만 싶은데 흥청흥청 나를 써버렸으면 좋겠는데 그게 무슨 국가적 낭비라나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다가 쏟아지란다 시인 여러분 나를 아껴서 써 주십시오 만화경 아이와 색종이를 오리면서 도화지에 붙이며 그림을 만들면서 그림 뒤로 사라져버리는 색종이의 뒷면을 생각했다 울긋불긋 빛나는 이 세상도 색종이의 뒷면 같은 무엇이 받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자미성, 샛별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자미성 세상에 보이지 않는 별이 있어서 우리들의 운명을 움직이고 있단다 그 별에서 이 세상을 내려다보면 이리저리 난 길들과 방들 비어 있거나 겹쳐진 가득한 모음과 자음이 보이리 모음은 팔 벌려 자음을 안고 자음은 달아나며 하수도로 굴러떨어져 끌어올려 달라 소리를 친다 그들이 울리는 소리가 보이지 않는 별을 울리고 보이는 것을 동경하는 이들은 귀기울이리 하여 세상으로 내려오는 빛이 있으리 보이지 않게 보이는 가는 빛 그들 중에 누구는 아무도 없는 새벽 거리를 내려와 쓸기도 하리 자음을 모음 옆에 놓아주고는 슬그머니 사라지기도 하리 그의 그림자가 내 몸 속을 지나간다 빛이 되어 튀어나와서 그대 나의 얼굴로 거울 속에 가득히 번지는 불길 환상이어라 내 안에..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지도 위를 걸으며, 아인슈타인의 시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지도 위를 걸으며 저 네거리와 광장을 줄여서 말 밑에 깔고 굽이치는 개천과 산들도 성큼성큼 걸어서 웬만한 바다쯤은 그냥 건너리 하여 마음에 드는 땅에 이르면 나를 줄여서 그 거리와 집들 사이에 서 있으리 오늘 여기가 그 거리인가 싶다 이제 막 길모퉁이를 돌아간 어떤 여자를 놓친 채 툭툭 걷어차 버리는 담벼락들 나는 찾아야만 할 그 무엇들이 정녕 잡히지는 않고 그저 꿈틀거리며 빠져나가기만 하는 수도 없이 떠났다가 다시 돌아 온 이곳 이 사람들 다시 몸을 키워 대동강변에 나가 앉아 볼까 아니면 만주벌 광개토대왕 비나 만져 보러 갈까 60만년 전 검은모루에 가서 소꿉장난이나 해볼까 한번도 떠난 적 없이 떠나는 걸리버여! 아인슈타인의 시 아인슈타인이 시를 썼..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물방울 별 6, 물방울 별 7, 잘가라 지구여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물방울 별 6 물로만 된 투명한 별이 있네 가장 깊은 곳에는 물방울 사람들이 버글거리며 살아 집도 먹을 것 입을 것 다 필요 없이 서로가 잘 들여다 보이는 눈과 가슴만 있네 그렇게 있으면서 없는 듯하여 어떤 별에서도 보이지 않게 된다면 그들은 그 곳을 영원히 살아가겠네 물방울 별 7 배불리 먹고 잘 사는 게 좋지 어차피 한 번 가는 이 세상 길에서 무엇을 기다려 주리며 먼 바다를 바란다지 만약에 바다가 하늘을 덮고 물밀어 와서 내 사는 별이 한물방울로 아득해진다 하면 우리 마을은 용궁이나 되는 것인가 꼬리치며 드나드는 금빛 해오라기떼 풍악을 울리는 물 위의 햇빛 달빛들 아 별빛들 나는 그런 것들에 녹아 흐늘거리며 물이 되리오만 아아 그 언제사 저 바다..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물방울 별 3, 물방울 별 4, 물방울 별 5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물방울 별 3 어떻게 바다에 이를까 바다에 잠겨 있어도 물이 내게 잠겨들지 않고 허옇게 소금만 일어난다 나를 뒤덮는 억겁의 별이여! 어떻게 하늘에 이르렀느냐 물방울 별 4 이 흰종이 위에 무엇인가 있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수도 헤아릴 수 없는 벌레들이 바글거리며 몸을 부벼대며 따스운 공기를 피워올리고 무수한 물방울들을 둥둥 올린다 발이 푹푹 빠지는 투명한 가슴들이 키를 넘치며 떠올라 나를 감싼다 나도 한 물방울이 되어 둥둥 무수한 별들 속으로 떠오른다 나는 그 순백의 나라에 살고 싶다 세상을 떠도는 모든 별들과 먼지들이 그 한없는 바닥으로 내려서 마침내 보이지 않는 숨결을 피워올리는 그런 나라의 백성이고 싶다 한방울 이슬되어 물방울 별 5 잡다한 ..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우정 ,바다, 물방울 별 1, 물방울 별 2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우정 안녕! 이따금 해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인사를 한다 하릴없이 내 주위를 매일같이 돌아 주는 친구여 그대의 큰 덩치와 그대와의 거리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그대의 우정이 너무도 큰 것임을 안다 언젠가 내가 먼 우주로 떠나서 그대를 쳐다보지 않는다해도 그대는 여전히 기웃거리며 나를 찾아오겠지 안녕! 바다 그는 외줄을 탄다 출렁출렁 중심을 잡으며 부지런히 빈 개펄을 달려오고 달려나가며 어진 아낙이 제 바깥을 그러하듯이 기우뚱한 지구를 바로잡으며 모든 별의 한가운데에 있게 한다 방파제에 홀로 앉아 네 눈물처럼 맑은 소주를 마시며 네가 한없이 달려가는 소리를 듣는다 물방울 별 1 가만히 지구를 두들겨 본다 땡땡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 발밑을 내려다 본..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아직 태어나지 않은자의 별, 모래, 물구나무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아직 태어나지 않은자의 별 네가 왔다 가는 걸 나는 냄새로 안다 너의 땅을 두고 너는 그림자처럼 지나만 간다 너의 빈 집에서 나는 화초에 물을 주고 언 창을 닦고 난로에 불을 지피고 너의 침대보를 갈아 낀다 밤새 너를 기다리며 뜨락에 나가 서성이다가 나는 너의 장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 잠이 든다 밤새 네가 오는 발자욱 소리 들리는 듯하고 그렇게 밤새 비가 내리고 그 비 발자욱 소리에 한 알 과일처럼 너 없는 별이 굴러가고 있다 그래도 아침이면 온 들판에는 네가 지나간 발자욱 거리마다 너의 냄새로 가득하고 안개는 먼 바다 소리를 낸다 해마저 너 없는 땅에 씨를 뿌리고 온 여름내 가꾸어 네가 온다는 소문을 퍼트린다 이제 가을이 오고 해는 들에서 얼굴을 빛..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땅, 목장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땅 땅이 내쉬는 숨이 파아랗고 숲에 이르면 그 향기가 더욱 독하다 안개는 더욱 자욱하여서 허리를 감싸고 그 아래 흐르는 물소리 가득하다 거기에 목을 축이는 짐승들이 눈을 들어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파아랗게 숲이 내쉬는 숨으로 하늘은 더욱 자욱하고 더러는 숲을 지나서 산정에 올라 하늘을 우러르며 팔 벌려 소리친다 오라 오라 아아 누가 오나 땅이 내쉬는 숨 맡으러 파아랗게 하늘이 오는데 목장 얼어붙은 눈길에 바람이 차다 차라리 몸이 없으면 발을 구르며 뛰지 않아 도 될 텐데 그러나 땅의 실팍한 경사에 기대어 오르는 목장을 보아라 지난 봄에 풀씨를 뿌리고 자라난 풀들이 시퍼렇게 오르던 언덕이 눈 속에 묻혀 서 풍만한 가슴을 꿈꾸며 나를 다시 오르게 하느니..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바위 속의 집, 머나 먼 우주로의 여행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바위 속의 집 바위에 누워서 햇살이 그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본다 나도 그 위에 누워서 차츰 녹아들어 간다 바위 속의 고요하고 아득한 하늘이 열리고 수십 가지 색깔의 바람들이 나부끼고 한줄기 길이 뻗어 있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바람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뻗어 있었고 가지가지의 빛깔로 빛나며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빛깔에 흔들리며 바람을 흔들어 본다 우수수 나뭇잎이 내리고 눈이 그리고 비가 내린다 봄 여름 갈 겨울이 함께 내려서 아득하다 누가 바깥을 흔들고 가는지 기우뚱거려도 언제나 제 자리에 동그랗게 뭉쳐져 있는 나의 집이여 나는 이제 나가기가 싫다 들어온 햇살도 나가지 않는다 지난 겨울의 눈도 천년 전의 비도 여기 다 모여 ..

배움/시 201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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