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물방울 별 6
물로만 된 투명한 별이 있네
가장 깊은 곳에는
물방울 사람들이 버글거리며 살아
집도 먹을 것 입을 것 다 필요 없이
서로가 잘 들여다 보이는 눈과 가슴만 있네
그렇게 있으면서 없는 듯하여
어떤 별에서도 보이지 않게 된다면
그들은 그 곳을 영원히 살아가겠네
물방울 별 7
배불리 먹고 잘 사는 게 좋지
어차피 한 번 가는 이 세상 길에서
무엇을 기다려 주리며 먼 바다를 바란다지
만약에 바다가 하늘을 덮고 물밀어 와서
내 사는 별이 한물방울로 아득해진다 하면
우리 마을은 용궁이나 되는 것인가
꼬리치며 드나드는 금빛 해오라기떼
풍악을 울리는 물 위의 햇빛 달빛들 아 별빛들
나는 그런 것들에 녹아 흐늘거리며 물이 되리오만
아아 그 언제사 저 바다가 키를 세우고 오리
나는 취하여 밤마다 꿈을 꾸느니
그래 언젠가 바다는 오기는 오리라
더디고 더딘 그 발자욱 소리 밤마다 듣느니
무얼 기다려 먹지 않고 자지 않느냐
어차피 한 번 오는 이 세상 길에서
배불리 먹고 잘 사는 게 좋지
잘가라 지구여
가만히 누워 있으면
지구가 태엽을 풀면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빙글빙글 돌면서
자연을 풀어내고 사람들을
굴뚝과 안개를
자욱한 비눗물 곱사둥이 물고기를
허물어지는 제 살을 풀어내면서
어쩔수 없이 풀리는 태엽인 걸 뭐
중얼거리며 중얼거리며
빙빙 돌아버린다
돌아 내 몸도 돌아 누우며 풀린다
수십년 동안 내게 감기었던 햇살과
내 질긴 뿌리로 뽑아 올렸던
달빛 별빛
수천 겹 퇴적층의 넋들
가만히 돌아 누우며
다 달아나 버린다
잘가라
'배움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아인슈타인 시집 – 두꺼비, 소라를 들으며, 시간 (0) | 2010.07.28 |
---|---|
시)아인슈타인 시집 – 유령의 집, 용꿈, 카메라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국가적 손해, 만화경, 국화빵틀 속에서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자미성, 샛별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지도 위를 걸으며, 아인슈타인의 시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물방울 별 3, 물방울 별 4, 물방울 별 5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우정 ,바다, 물방울 별 1, 물방울 별 2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아직 태어나지 않은자의 별, 모래, 물구나무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땅, 목장 (0) | 2010.07.28 |
시)아인슈타인 시집 – 바위 속의 집, 머나 먼 우주로의 여행 (0) | 2010.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