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두꺼비
두꺼비가 뱀에게 잡혀 먹힘으로서
뱀 속으로 들어가 제 집을 이루고
등이 터지며 알을 낳아
제 새끼를 키우는 것을
TV에서 보고 나는 무릎을 쳤다
나는 그걸 찍은 사람들이 TV속에 들어가
저희 새끼들을 키우고
TV가 거대한 집이 되는 것을 본다
그들이 죽은 후에도
새끼들은 자라고 무엇인가 될 것이다
실리콘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닐까
나도 누군가를 잡아먹은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내 속에서 누군가의 새끼가
자라며 나를 죽게 할 것이다
나는 나의 친구에게 돈을 대주었고
그의 발명 특허를 가로채서 돈을 벌었다
또 나는 누군가에게 잡아먹힌 기억도 있다
나는 등이 터질 것 같은 분노와 독기를 품었었지만
그러나 그것이 나의 새끼를 위한 일이었을까
세상은 둥글게 서로를 물고 굴러가는 데 있고
내 어버이 또한 하늘에 있지 아니하다
나는 누가 어느 속으로 들어와 낳은 새끼
어딘가로 기어들어가 새끼를 낳는 두꺼비
아니면 한 마리 뱀일 뿐!
지금 TV가 입을 벌리고 있다
나는 그 속으로 하루종일 빨려 들어간다
나는 땀이 흐르고 등이 터지고 있다
내 새끼들이 그 속을 마당처럼 뛰놀고 있다
새끼들 오 이쁜 내 새끼
나는 낄낄거리며
나는 두꺼비가 되어 혼자 펄쩍 뛰어 본다
세상의 여러 겹 사이에서 그 그림자가 어린다
낄낄길거리며 펄쩍거리며
소라를 들으며
점
하나 시작되어 기둥을 세우며
맴돌아 올라
끝없는 층계를 쌓아올렸다
하늘까지 가 닿을 듯이 충만해 오는 몸으로
쌓아 올랐다
그러나 하늘은 항시 바다 위에 있었지
소라는 다 살아서야 해변으로 밀려나오고
껍질 속에 한 점의 살도 남지 않고서야
해변을 거니는 소년의 피리가 되네
소년의 가슴으로부터 토해 낸 바람이
뒤틀린 소라의 골방을 스쳐
크나 큰 소리로 퍼져 나가네
소라를 들으며 우리는 깨닫네
온 껍질은 파도 소리 바다 울음으로 설레이고
채워졌을 때보다 더 큰소리로
흩어진 자들을 불러모은다는 것을
아아 나 아직
한 점도 못 이룬 날에
시간
그가 오는 것이 보인다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붕대를 풀어 던지자
얼굴이 없고 몸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그 붕대를 밟고
그 자락 끝까지 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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