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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인슈타인 시집 – 완벽한 순간, 돈바다

올드코난 2010. 7. 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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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2      만화경

 

완벽한 순간

  

 도서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가

 

 그 여름 마지막  지하철이 쿵쿵거리며 지나가는 소리  들리고 인생이란

 의미가 있는 걸까  누군가 뇌까리는데 나는 마즌켠의  여자를 흘끔거리

 며 나의 상상으로 그녀의 곁에서 잠자는  고양이를 꿈꾼다 고양이는 혓

 바닥으로 그녀의 다리를 핥고 있고 나는  졸면서 그녀의 고양이가 되는

 꿈을 꾼다

 

 나는 로깡뗑의 일기를 읽으며 부우빌 시가를  걷는다 가로등 밑에서 백

 인 여자와 흑인이 끼들거리며  지나가는 게 보인다 독학자는 G열을 읽

 기 시작했다 나는  라열을 미친 듯이 찾았고 그 책들을  읽었고 그러자

 머리 속이 개운하고 하품이 났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잔 뽑아서 들고

 그래 오늘 하루 도서관에서 무엇을 하였던가 생각해 본다

 

 로깡뗑은 부우빌 시가를  거닐었고 그녀를 만났고 고양이를  보았다 그

 런데 고양이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한 시간 후에 고양이를  찾아 일어

 나리라 며칠 전부터  그녀는 12시 반에 자리를 뜬다 나는  도서관을 나

 선다 그리고 문  밖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어둠이 내 속으로  들어와 더

 욱 캄캄하다 눈이  부시게 그녀는 나를 지나쳐 가고 나는  그녀를 뒤따

 른다 어두운 숲길에 이르러 그녀의 옷소매를 잡는다

 

 당신이 읽은 책은 발해사였죠 댁이 어디시죠  여자는 대답 대신 겁먹은

 얼굴로 나를 본다 대조영은 말갈족이었나요  아닌데요 그러면 퉁구스족

 이었나 나는 로깡뗑을  읽었어요 괜찮으시다면 제 차로  모셔다 드리죠

 그녀는 마구 달린다  나도 마구 달린다 그러나 숲은 너무나  깊었고 잔

 디는 너무나  부드러웠고 이빨은  부딪쳐 덜그럭거렸다 그녀는  가만히

 나를 받아안았고 어둠은  깊고 길었다 고양이가 나무  나무사이마다 마

 구 뛰어다녔다

 

 나는 가장 완벽한 순간이 영원처럼 왔다는 것을 느꼈다

 

돈바다

  

 사람들 사이에 돈이 있다

 나는 그 돈에게로 가고 싶다

 공장으로 노가다로 외국으로 나가 보아도

 보이지 않는 돈 그러나 넘치는 물결

 거리마다 돈이 끓어 넘치고 빵빵거리고

 부글거리며 철썩거리는 소리 들린다

 파도는 백화점 쇼윈도우에서 철썩거리고

 15 30층 아파트로도 내 키를 넘치며

 물 먹이고 엿먹이고 돈바다는 섬들을 넘친다

 저 파도는 이제 머리 위에서 햇살과 함께 노닐고

 거리를 메우는 자동차도 젊은 아가씨의 꽃빛 입술도

 우리 사장의 번쩍거리는 마빡도 그 아래서 반짝거린다

 나는 월급봉투를 털어서 구명조끼를 사 입고

 끝이 안 보이는 그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다

 저기 빌딩으로 서 있는 무수한 섬들 비로소 보이고

 집채만한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유조선이며 군함들 호화 여객선들

 밤새워 불을 밝혀 들고 띵가당 거리고

 그 짜디 짠 파도를 먹고 마시며 취해 팔자걸음으로 간다

 아 나는 조그만 돛배라도 돛단배라도 타고

 이 푸르딩딩한 돈바다 건너서 다른 땅을 밟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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