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詩
제 3 부 너와 나
솜공장에서
물 흐르듯이 솜이 나간다
이불만큼의 폭으로
길이 깔리듯이 솜이 나간다
이부자리 강
이부자리 길
그대들 누워 자라고
자면서 길을 가고 헤엄치라고
나는 밤새워 길을 풀어내고
강물을 흘려보내노니
이 둥둥 떠다니는 먼지들
내 몸 속을 들락거리는
먼지를 따라
나도 그대들의 잠 속으로
길의 강 강의 길에 얹혀
이부자리 속으로 들고 싶다
내 몸을 가득 채우는 솜이여
너 어디쯤에 있는가
아 창밖으로 먼동이 튼다
잎새
꽃이여 우리들은 잎이다
잎 잎이다
그 이전에 줄기이고 뿌리이고 낙엽이다
그 이전에 땅이고 물이고 불이다
마그마이고
세상의 숨이고
피어나는 머나 먼 별이다
별은 언덕 높은 곳에 홀로 있지 않고
바다는 낮은 곳에만 있지 않다
물이 아무리 흘러도
가 다다르는 곳
별빛이 가 닿아 찌르는
그 가장 깊은 곳
한 뼘 가웃한 잠자리 날개의 설레임 속
저기 저 설레이는 잎새들을 보아라
꽃이여 잎 잎이여
어느 곳에 있거나
종일을 저렇게 흐르고 있구나
누구에게나 이르러 있는
바람타는 잎새여
피어나는 공기여
내가 저 버스를 타고
내가 저 버스를 타고
밤섬에 소풍을 다녀오는 동안
나는 집에 남아서 수학공부를 하였으면 좋겠다
모짜르트를 들으며 내가 잠을 자는 동안
내 영혼은 하늘로 올라가서
어린 왕자의 먼 별
몇 군데 노닐다 왔으면 좋겠다
먼 별의 장미 한송이를 들고 와서
밤섬에서 따온 듯이
너에게 꽂아주었으면 좋겠다
너에게 가기 위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이 건물이 나무가 되어
뿌리 끝에 별을 주렁주렁 달고
빛나고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먼 별을 다녀오는 동안
가지 끝에는
무수한 잎새들 서걱이고
뿌리인 별들이 빨아올린 열매가 뚝뚝 듣는데
거기 우리의 집이 있고 잠자는 너를 비추는
별들이 있어서
거기에 내려가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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