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詩
제 4 부 투명 연구
투명한 물
―茶山에게
나는 엄청난 것을 보았다
세상이 뿌리를 내리고
물 속으로 무한 속으로 흘러내린 것이
뼈 속까지 실핏줄까지 까발려서
물 속으로 터져내리는 것이 보이는 물
다 삭아서 더는 보일 것이 없는 물
그래도 물이 물 속으로 들어가는 아가리가 보이고
보이지 않는 아가리에 이르러
다시 보이던 아가리가 다시 안 보이는 것을 보았다
안녕! 모래를 몇 줌 쥐어 던지면
텀벙거리는 안개 몇 올이 피어오르며
실오라기를 자아내고 몇몇 베틀을 짜는 여인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물 속에서
옷이 짜여지고 내게 옷이 입혀지고
나는 무수한 봉토를 내리는 군주가 된다
그래 아무도 살지 않는 섬이면 어떠랴
안개 속으로 안개 속으로 꼬리를 흔들며 사라지는
모래 한 알이여
바다에서 꼬리를 틀며 오르는 아가리여!
너는 참으로 엄청 엄청
엄청 나다
투명한 날개
날개가 있지
너의 어깨 위에는
접혀진 커다란 날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고 너도 모르는
한 번도 펼쳐 본 적이 없는 날개
하지만 너는 느끼지
날개 속을 날으는 어떤 신비한 힘을
바람이 감기이고 별이 감기이는
그러나 바람이 아닌 것
세상의 것이 아닌 것들이
가득히 흐르며 펼쳐지리란 것을
보아라
세상의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날개는 하늘마저 감싸며 자라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거기에 들면서 너를 느끼며 날개가 되는 걸
너도 모르는데 우리들이 날고 싶은걸 그리고 날개 치는 걸
저기 저기 발 밑으로 우리들이 가고 있는 걸 내려다보아라
깃털을 날리며 구름되어 흐르는 사랑스런 그대여
먼먼 정신이여! 사랑이여!
투명한 몸
땅으로부터 오는 빛으로 그림자가 하늘로 오르고
하늘로부터 오는 빛으로 그림자가 땅으로 깃드는데
앞으로 나아갈수록 해와 달은 가깝고
너무도 눈부시어 두 눈이 먼다
오오 너무도 눈부신 어둠이여!
하나의 해가 달을 비추면 달은 또 하나의 해를 비추고
또 하나의 해는 또 하나의 달을 비추고
나는
흔들거리며 흔들거리며 중심을 잡는다
칼날 위에 선 듯 하늘과 땅이
이리저리 얽히고 부풀어오르고 높고 깊다
칼날 위에서 칼날 위로 춤사위를 옮기며
내가 빛을 뿌리는 그림자라고 느끼며 춤을 춘다
춤을 추리라 춤을 추리라
발끝에 차이는 별들을 칼날에 세우고
온 세상을 휘돌아 오르며
나의 몸을 흩뿌리며
얼핏얼핏
세상의 모든 빛이 눈 안으로 뿌려지는 것을 본다
그렇다면 저 해와 달들도 그것의 그림자!
얼핏 세상의 틈사이가 열리고 내 몸통이 열리고
아아 저 너머에서 또 다른 몸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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