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상식
목쉰 데는 달걀이 좋다?
일반적으로 사내아이들은 큰소리를 지르며 놀기 때문에 목이 쉬는 경우가 많다. 또 요
즘 한창 인기인 프로야구같은 스포츠를 보며 모교나 고향 팀을 실컷 응원하고 나서 목
이 쉬었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봄나들이나 회사의 야유회 같은 데에
가서 노래나 말을 많이 하고 나면 무슨 말인지 조차 알아듣기 힘든, 이른바 쉰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왕왕 볼 수 있다.
이럴 때 주위에서는 흔히 날달걀을 깨뜨려 먹어 볼 것을 권한다. 또 어떤 사람은 달걀
에다 식초를 섞어 먹으면 목쉰 것이 금방 낫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목이 쉬었을
때 뿐만 아니라 목에 아무런 이상이 없을 때에도 날달걀을 먹으면 목소리가 아름다워
진다 하여 매일 아침 날달걀을 못먹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말처럼 날달걀은 과연 목이 쉰 데 좋은 것일까. '목쉰 데 달걀'이라는 오래 전
부터 전해 내려오는 민가의 속설은 어느 정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일까.
목이 쉬는 것은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어린이의
경우 목이 쉬는 것은 아직까지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후두유두종으로 감기처럼 앓다가
2~3일 후에 목이 쉬며 열이 나고 온몸이 쇠약해지는 것과 기침과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후두 디프테리아와 급성 성문하후두염 등이 있다.
그러나 5~6세 정도의 어린이가 갑자기 목이 쉬면 파피로마라는 종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유아,소아에게서 잘 볼 수 있는 것으로 종기가 성대 또는 피열연골, 가
성대 등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을 그냥 내버려 두면 점점 많이 생겨서 숨이 답답해지는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성장하여 감에 따라 자연 없어진다. 증세로는 쉰목소리, 이물감, 기침 등이며, 심할
때에는 호흡곤란의 증세도 나타난다. 또 전염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춘기에 이르러 목이 쉴 때에는 변성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변성기에 따르는
목 쉬는 현상은 벼롤 걱정할 게 못된다. 단지 목소리가 변하는 시기에 무리를 하면 성
대가 위축되는 일이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목이 가장 많이 쉬는 경우는 교사,성악가,연설가 등 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인결절현상이다. 성악가 중에는 과도하게 노래를 불러서 결절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음성의 과용과 무리한 발성법이 원인이 되는 것으
로서 성악가보다는 교사층에 더 많고 특히 여자의 경우가 더 심하다.
이 밖에도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과다하게 피우거나 또는 노래나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성대가 비후해져서 쉰 소리를 내게 된다. 또 감기를 앓고 난 후에 목이 쉬는
수도 있으며, 심하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40세 이후 원인도 없이 목이 쉴때이다. 과도하게 노래나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쉬면 후두암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일단 전문의를 찾
아가 볼 필요가 있다. 이 병은 남자에게 많다. 여자에게 있어서는 월경중에 과도하게
노래를 불러서 성대에 출혈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요즘에는 약간 쉰 듯한 목소리를 '허스키 보이스'라고 해서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는
이상한 풍조가 만연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가수나 사회자 중에는 이같은 허스미
보이스를 통해 대중의 인기를 끄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볼 때 쉰 목소리
보다는 맑고 또렷한 목소리가 좋은 것이며, 갑자기 목이 쉬었을 때에는 서둘러 치료하
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때 목이 쉰 것을 치료하기 위해 달걀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달걀은 일반에 잘 알려진 대로 높은 영양가를 지닌 식품이다. 성분의 대부분은 단백질
이며, 노른자위는 칼슘,철분,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그러나 달걀의 흰자위에는 단백질
의 소화작용을 억제하는 안티트립신이 들어 있고, 또 노른자 위에는 콜레스테롤이 들
어 있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음식물에 중독되었을 때 달걀을 먹으면 달갤이 그 독
을 흡수한다. 또 술에 취했을 때에도 날달걀을 먹으면 알콜이 달걀에 흡수된다. 또한
달걀은 민간요법으로 신장병,위장병,폐병,대하증,소변불통,설사 등에 두루 쓰인다.
그러나 '목쉰 데 달걀이 좋다'는 일반적인 속설 외에는 목이 쉬거나 부었을 때 등 목
병에 달걀을 민간요법으로 쓴다는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에서는 달걀의 매끄러
운 윤택성이 쉰 목소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막연한 추측
에 불과할 뿐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달걀이 만일 목쉰데 도우이 된다면 그것은 단백질 등 영양부닝 풍부한 달걀이 영양제
로서의 간접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인 견해이
다. 즉 스태미너와 관계가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달걀의 흰자위에서는 점액당질 분
해효소제를 추출하여 약으로 쓰긴하지만, 달걀 한 개의 흰자위에서 목쉰데 좋은 효과
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체 구조학상으로 볼 때 달걀이 목쉰 데 직접적인 작용을 하기는 힘들게
되어 있다. 목이 쉰다는 것은 후두 안족에 있는 두 쌍의 성대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현상인데, 목소리는 폐에서 나온 공기가 기관을 통해 성대를 울리게 하여 입으로 나오
는 것이다. 그러나 달걀을 먹으면 성대와는 아무런 접촉도 없이 식도를 통하여 위로
들어가 소화가 된다.
다시 말해 목소리가 나오는 통로와 달걀이 들어가는 통로가 서로 다르다는 얘기다. 따
라서 목이 쉬었을 때 달걀을 먹는 다는 것은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 못한
다느 결론이 나온다.
'목쉰데 달걀'이라는 속설도 달걀의 매끄러운 성질만 생각해, 목쉰데 달걀을 먹으면
쉰 목이 매끄럽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나온 듯 싶다.
목이 쉬면 무턱대고 달걀을 먹기에 앞서 전문의를 찾아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쉰 목을 낫게 하는 지름길임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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