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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정지용 作 - 호수1, 호수2, 호면, 겨울, 달

올드코난 2010. 7. 1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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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호수1

 

얼골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 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2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꼬 간지러워.

 

호면

 

손 바닥을 울리는 소리

곱드랗게 건너 간다.

 

그뒤로 흰게우가 미끌어진다.


겨울

 

비ㅅ방울 나리다 누뤼알로 구을러

한 밤중 잉크빛 바다를 건늬다.


 

 

선뜻 ! 뜨인 눈에 하나 차는 영창

달이 이제 밀물처럼 밀려오다.

 

미욱한 잠과 베개를 벗어나

부르는 이 없이 불려 나가다.

 

  *

 

한밤에 홀로 보는 나의 마당은

호수같이 둥그시 차고 넘치노나.

 

쪼그리고 앉은 한옆에 흰돌도

이마가 유달리 함초롬 고와라.

 

연연턴 녹음, 수묵색으로 찥은데 찢 지

한창때 곤한 잠인양 숨소리 설키도다.

 

비둘기는 무엇이 궁거워 구구 오느뇨,

오동나무 꽃이야 못견디게 향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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