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시) 시인 이호우 作 개화, 난, 살구꽃 핀 마을

올드코난 2010. 7. 13. 20:16
반응형

이호우 詩

개화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벌 나빈 알 리 없는

  깊은 산 곳을 가려

 

  안으로 다스리는

  청자빛 맑은 향기

 

  종이에 물이 스미듯

  미소 같은 정이여.

 

 

     살구꽃 핀 마을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는 초당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

 이호우. 1912 - 1970. 경북 청도 출생. 호는 이호우. <문장>지에 달밤이 추천(1940)되어 문단에 데뷔, 낙동강인으로 활약했다. 1 <경북 문화상>을 수상. 시조집으로 <이호우 시조집>,

누이 이영도와 함께 낸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고금 시조 정해> 등이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