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호우 詩
개화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가만 눈을 감네.
난
벌 나빈 알 리 없는
깊은 산 곳을 가려
안으로 다스리는
청자빛 맑은 향기
종이에 물이 스미듯
미소 같은 정이여.
살구꽃 핀 마을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는 초당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
이호우. 1912 - 1970. 경북 청도 출생. 호는 이호우. <문장>지에 ‘달밤’이 추천(1940)되어 문단에 데뷔, 낙동강인으로 활약했다. 제1회 <경북 문화상>을 수상. 시조집으로 <이호우 시조집>과,
누이 이영도와 함께 낸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고금 시조 정해> 등이 있다.
반응형
'배움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시인 이은상 作 가고파 (0) | 2010.07.14 |
---|---|
시) 시인 양주동 作 산길, 산 넘고 물 건너, 나는 이 나랏 사람의 자손이외다 (0) | 2010.07.14 |
시) 시인 김영랑 作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오매 단풍 들것네, 내 마음을 아실 이 (0) | 2010.07.14 |
시) 시인 이장희 作 봄은 고야이로다, 청천의 유방 (0) | 2010.07.14 |
시) 시인 이상 作 거울, 꽃나무, 절벽, 오감도 (1) | 2010.07.13 |
시) 시인 노천명 作 사슴, 남사당,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0) | 2010.07.13 |
시) 시인 장만영 作 달 포도 잎사귀, 비, 소쩍새, 길손 (0) | 2010.07.13 |
시) 시인 박목월 作 산이 날 에워싸고, 우회로, 난 (0) | 2010.07.13 |
시) 시인 박목월 作 나그네, 윤사월, 청노루, 산도화 (0) | 2010.07.13 |
시) 시인 윤동주 作 십자가, 자화상, 또 다른 고향 (0) | 2010.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