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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詩
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우리로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청천의 유방
어머니 어머니라고
어린 마음으로 가만히 부르고 싶은
푸른 하늘에
따스한 봄이 흐르고
또 흰 별을 놓으며
불룩한 유방이 달려 있어
이슬 맺힌 포도 송이보다 더 아름다와라.
탐스러운 유방을 볼지어다.
아아 유방으로서 달콤한 젖이 방울지려 하누나
이때야말로 애구의 정이 눈물 겨웁고
주린 식욕이 입을 벌리도다.
이 무심한 식욕
이 복스러운 유방...
쓸쓸한 심령이여 쏜살같이 날라지어다.
푸른 하늘에 날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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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장희 (1902 - 1928) 소개 설명
경북 대구 출생이며, 호는 고월이다. 1924년 <쪼선문단>을 통해 시단에 등단했으며, <금성> 동인으로 활동했다.‘시란 광채없고 탄력성 없는 굵다란 철사선이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그는 인생과 사회에 대한 몸부림 속에서 27세 때음독자살한 천재시인이다. 전해지는 작품은 300여 편인데 주로 모더니즘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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