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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詩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윤사월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운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청노루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오리목
속잎 피는 열 두 구비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산도화
산은
구강산
보랏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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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목월 (1916 – 1978) 소개 해설
경북 경주 출생. 대구 계성중학을 졸업했다. <문장>지에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해방후, 좌익 우익의 대립 양상 속에서 <청록파> 동인을 만들어 민족적 서정시집인 <청록집>을 발간했다. 예술원 회원으로 시전문지 <심상>을 발행하여 많은 시인을 배출했으며, 시집으로 <산도화> <난, 기타> <행복의 얼굴> <경상도가랑잎>, 자작시 해설집인 <보랏빛 소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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