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시) 시인 이동주 作 강강술래, 혼야

올드코난 2010. 7. 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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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 詩

강강술래

 

  여울에 몰린 은어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래애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뉘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 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이 찢어진다.

  갈대가 쓰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혼야

 

  금슬은 구구 비둘기...

 

  열 두 병풍

  첩첩 산곡인데

  칠보 황홀히 오롯한 나의 방석.

 

  오오 어느 나라 공주오이까.

  다수굿 내 앞에 받아들었오이다.

 

  어른일사 원삼을 입혔는데

  수실 단 부전 향낭이 애릿해라.

 

  황촉 갈고 갈아 첫닭이 우는데

  깨알 같은 쩡화가 스스로와...

 

  눈으로 당기면 고즈너기 끌려와 혀 끝에 떨어지는 이름

  사르르 온 몸에 휘감기는 비단이라

  내사 스스로 의의 장검을 찬 왕자.

 

  어느 새 늙어 버린 누님 같은 아내여.

  쇠갈퀴 손을 잡고 세월이 원통해 눈을 감으면

 

  살포시 다시 찾아오는 그대 아직 신부고녀.

  금슬은 구구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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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동주 ( 1920 - 1979 ) 소개 설명
전남 해남 출생. <조광>에 시를 발표하면서 시작활동을 했으며 <문예>황혼이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한 그는 전통적인 정서 세계를 심미적으로 노래한 서정시인이며 실명소설분야를 개척 저명 문인의 일대기를 소설화하기도 했다. 시집으로 <혼야> <강강술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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