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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인 박종화 作 청자부

올드코난 2010. 7. 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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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화 詩

 
청자부

 

  선은

  가냘픈 푸른 선은

  아리따웁게 구을려

  보살같이 아담하고

 

  날씬한 어깨여

  4월 훈풍에 제비 한 마리

  방금 물을 박차 빠람을 끊는다.

 

  그러나 이것은

  천 년의 꿈 고려 청자기!

 

  빛깔 오호 빛깔!

  살포시 음영을 던진 갸륵한 빛깔아

  조촐하고 깨끗한 비취여

  가을 소나기 마악 지나간

  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

  물방울 뚝뚝 서리어

  곧 흰 구름장 이는 듯하다.

 

  그러나 오호 이것은

  천년 묵은 고려 청자기!

 

  술병, 물병, 바리, 사발

  향로, 향합, 필통, 연적

  화병, 장고, 술잔, 벼개

  흙이면서 옥이더라.

 

  구름무늬 물결무늬

  구슬무늬 칠보무늬

  꽃무늬 백학무늬

  보상화문 불타무늬

  토공이요 화가더냐

  진흙 속 조각가다.

 

  그러나, 이것은

  천년의 꿈, 고려 청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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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종화. (1901 – 1981) 소개 설명

서울 출생. 호는 월탄. <백조> 동인이며, 시동인지 <장미촌>을 통해 시작활동을 했다. 상징에 의한 낭만적 감상에 젖어 있는 그의 시는 민족적 전통 의식에 기조를 두고 있다. 밀실로들어가다와 소설 목매는 여자등이 그의 출세작이나 주로 역사 소설가로 알려지고 있다.시집 <흑방비곡>(1924),<청자부>(1946)와 소설 <다정불심> <금삼의 피> <전야> <민족> <대춘부><임진왜란> 등이 있고 수필집 <청태집>(1942)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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