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중국

중국의 세상 창조 신화 - 반고 신화 (盤古 神話) 설명

올드코난 2014. 12. 15. 22:46
반응형

중국의 창조 신화에는 세상 창조 신화인 반고(盤古) 신화와 인간 창조 신화인 황제(黃帝) 신화 2가지로 알려져 있다. 우선 반고 신화에 대해서 정리해 본다.

 

중국의 세상 창조 신화 - 반고 신화 내용 및 유래

 

1.반고 신화 내용

아주 먼 옛날, 하늘과 땅이 나뉘어지지 않고 하나였던 시대, 세상은 검은 한 덩어리처럼 이루어 졌는데 이는 마치 하나의 알처럼 이루어져 있었다. 그 알 속에 잉태되어 있는 사람이 바로 반고였다. 알 속에서 무려 18,000년이라는 긴 시간을 살던 반고는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온통 어둠으로 둘러 쌓인 혼돈뿐이었다. 반고는 이런 어둠에 답답하고 화가 났다. 홧김에 큰 도끼를 휘두르자 알이 깨지고 말았다. 그러자 알 속에 있던 무거운 기운은 가라앉고 가벼운 기운들은 하늘 위로 치솟았다. 하늘과 땅으로 갈라진 것이다.

하지만 하늘(가벼운 기운)과 땅(무거운 기운)이 다시 붙을까봐 염려가 된 반고는 머리로는 하늘을 받치고 다리로 땅을 누르며 하나가 되는 것을 막았다. 시간이 흐를수로 하늘은 하루에 한 길씩 높아지고 땅은 한 길씩 낮아졌다. 이 둘 사이를 지지하고 있던 반고의 키는 하루에 두 길씩 자라게 된다. 이렇게 애를 쓴 것이 무려 18,000년이니 되었다.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이 서로 9만리의 거리로 멀어지자 드디어 반고는 혼돈을 막았다고 안심하며 대지에 누워 휴식을 취했고, 그 상태로 죽게 된다. 그리고 반고의 숨결은 바람과 구름이 되었고, 목소리는 천둥이 되었고 눈빛은 번개가 되었고 눈물은 강물이 되었다. 왼쪽 눈은 태양이 되었고, 오른쪽 눈은 달이 되었다. 그의 몸은 산과 땅이 되었고 피는 강물이 되었고 핏줄은 길이 되었고 살은 논과 밭이 되고 머리카락과 수염은 벼가 되었고, 피부와 털은 풀과 나무가 되었다. 이빨과 뼈는 돌과 쉬가 되었다. 반고가 죽을 때 그의 몸에서 생겨난 구더기가 바람으로 만나 인간이 되었다. 이렇게 세상이 만들어졌다. 중국의 난하이 제도 근처에는 3백리에 달하는 반고의 묘가 있다고 전해진다.

 

 

2. 반고 신화의 유래

반고의 신화는 중국인들도 사실로 믿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역사를 이야기할 때 ‘반고가 천지를 개벽한 때로부터...’라고 시작한다.

반고 신화는 일반적으로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로 인정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의문이 많은데 반고의 모습이 흡사 그리스 신화의 거인을 연상하게 하는데 주변국의 신화에서는 이런 거대한 거인 신화를 찾아볼 수 없다. 첫 인간이 죽어 그의 시체가 세상을 이루었다는 신화는 오히려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많이 발견된다. 해서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신화가 아니라는 의문이 있는 것이다.

 

반고 신화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중국의 삼국시대이며, 그것도 가장 힘이 약했던 오나라의 문헌(오나라 서정의 삼오역기)에서 등장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오나라에 복속되어 있는 소수민족의 신화를 오나라가 차용하여 자신들의 정당성을 유지하려 했다는 설이다.

두 번째 설은 인도와 서아시아 신화가 동남아를 거쳐 중국 서남부에 유입되어, 전란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이 반고 신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반고 이후의 삼황오제 시대 이전의 창세기를 다룬 신화이지만, 중국인들에게 처음 알려진 것은 삼황오제 이야기가 알려진 후대에서야 반고 신화가 알려졌다는 점이다.


3.반고 신화와 한국신화 비교

중국 신화에서 천지를 창조했다고 하는 `반고(盤古)'와 한국의 마고(麻姑)신화는 비슷한 이름으로 연관된 신화에서 전래된 것으로 말하기도 하지만 한자가 다르듯 의미도 전혀 다르다. 한국에서는 단순히 노파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제주에서는 묻혀 죽은 노파라는 뜻에서 `매고(埋姑)할망'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도 있어 토착신화로 분류된다. 한국의 마고는 전해오는 전설이 곳곳에 남아 있으며, 주로 내기를 하여 성을 쌓거나 산을 옮기고 맨발로 바다를 건너는 거인이나 신선으로 묘사되어 있다. 노고할미, 선문대할망 같은 할머니 전설이 그 부류에 해당한다.

특히 전설에서 단군에게 굴복한 ‘마고’처럼 산신이 되거나 선문대할망 같이 빠져죽거나 마고에 대한 얘기는 한민족의 전설과 밀접되어 있다. 18세기 장한철(張漢喆)이 지은 <표해록(漂海錄)>에 사람들이 한라산을 보고 살려달라고 비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그때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선마고(詵麻姑)이다. 마고에 빌었다는 의미로 선문대할망이 한자 선마고로 표기된 것이다. 이토록 전국 곳곳에 마고가 섬을 만들거나 산을 만들고 치마로 돌을 날라 쌓았다는 성이 있는 것을 보면 토착신화 계열의 여신임이 알 수 있다

 

어떤 식으로 반고 신화가 유래가 되었던, 반고 신화는 중국인들의 기백과 중화주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