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해외

영화와 음악) 하이힐(Highhells) 작품해설

올드코난 2010. 7.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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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 (Highhells)

    
"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모녀 간의 갈등"

 

  제작:92, 스페인

  감독:페드로 알모도바르

  음악:류이치 사카모토

  출연:빅토리아 아브릴, 마리사 파레데스, 미구엘 보세, 페오도르 아트킨, 비비

앤더센, 로치오 무노즈


 
이 영화는 전혀 색다른 러브 스토리를 제공해 스페인 영화의 귀재라고 칭송 받는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진가를 담은 작품이다. 기발한 착상과 함께 특이한 외모를 갖고 있는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컬러 영상 속으로 펼쳐 가는 그의 작품 성향은 왠지 이국적이고 퇴폐적인 분위기를 전달해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그의 이전 영화와 비교해 볼 때 비교적 정통적인 인간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는 평을 들었다.

  뉴스 앵커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레베카(빅토리아 아브릴). 그녀는 가수인 모친 베키(마리사 파레데스)가 남성 편력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것에 묘한 열등감을 느끼며 성장한다.

  현재 레베카는 같은 방송국 PD로 근무하고 있는 미뉴엘(미구엘 보세)과 동거하고 있는데, 그는 다름 아닌 어머니의 옛애인. 이런 사실을 레베카는 모르고 있다.

  한편 마뉴엘은 이자벨이라는 정부와 불륜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뉴엘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결국 베키, 레베카, 이자벨 등 세 명의 여인이 사건 용의자로 도밍스 판사 앞으로 불려 가는데, 이 세 여인은 마뉴엘이 죽은 당일 시차를 두고 만난 대상이었다.

  조사가 시작되면서 질투와 증오의 감정에 치를 떠는 세 여인. 이때 레베카와 동성애를 나누던 레탈이라는 여자가 사실은 베키와 일란성 쌍둥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드라마는 마침내 불륜, 동성애, 근친상간 등 인간의 추악한 성적 행각들이 하나 둘씩 벗겨지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딸 레베카의 양육보다 가수의 길에 더욱 몰두하는 어머니 베키의 모습은 혈육의 관계보다는 자아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현대의 적극적 모친상을 제시해 할리우드에서도 즐겨 영화 소재로 선택하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동성애자인 레탈과 도밍케스 판사, 우고, 미겔 호세 등 다수의 남자와 관계를 지속하는 레베카의 묘사는 알모도바르다운 독특한 성적 해석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는 지적을 들었다.

  연출자는 이런 구도법에 대해 "끝없이 펼쳐지는 정신 나간 인간 욕망의 자락을 철저히 파헤치기 위한 의도"라고 밝히고 있다.

  알모도바르는 이 영화 외에도 '신경쇠약 직전의 여인 Mujeres Al Borde De Un Ataque De Nervios'(88), '마타도르 Matador'(86), '욕망의 낮과 밤 Atame'(87)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는 열정적 느낌을 주는 빨간색의 화면 처리, 다소 기이한 형상을 가진 여주인공을 통한 세태 풍자, 클로즈 업을 사용한 웃음 전달 등 특유의 고정된 연출 스타일을 과시해 국제 영화가에서 스페인 영화의 저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하이힐'에서 음악을 담당한 이는 '마지막 황제'(87)로 유명해진 류이치 사카모토. 52년 태생인 사카모토는 11세부터 작곡을 시작해 클래식 분야에서는 일찍부터 재능을 발휘해 온 실력파로 알려졌다. 74년에는 동경 예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76년 동 대학원 음향연구과를 수료한 뒤 록 밴드 활동에 참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는 78년에 음악 동료들인 세야청신과 고교신굉 등을 규합해 록 그룹 YMO를 결성했다. 그는 컴퓨터 사운드라는 획기적인 스타일을 도입해 유럽을 위시해서 미국의 팝 차트를 뒤흔들며 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로 떠오른다.

  그는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83)로 사운드 트랙 분야에 발을 들여 놓은 뒤 앞서 말한 '마지막 황제'(86)로 아카데미상 작곡상을 수상해 국제 대중 음악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이힐'에서는 현악기를 주조로 해서 기타와 피아노 등의 협주를 가미해 전통적인 스페인의 음악 향취를 담아 주고 있다. 특히 메인 테마의 아름다움은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도 귓속에서도 맴돌고 있다는 격찬을 얻어냈다.

  이외에 스페인의 실력파 가수인 루즈 까살이 불러 주는 'Piensa En Mi', 'Un And De Amor' 등은 극 중에서 베키와 레베카의 육성으로 더빙되어 들려지고 있다.


(:이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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