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각

남 탓하지 않았던 무릎팍도사 안철수, 그때로 돌아가라.

올드코난 2015. 12. 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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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JTBC앵커브리핑에 6년전 안철수 의원이 MBC무릎팍도사에 출연했던 모습이 나왔다. 감개가 무량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는 그때 안철수 의원이 팬이 되어 버렸다. 아마 많은 청년들과 30.40대 연령층에서 안철수를 차세대 지도자감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때의 추억을 떠 올리며 몇자 적는다.(기사 및 캡쳐사진 참고/출처:JTBC뉴스룸)

JTBC앵커브리핑, 한때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던 무릎팍도사 안철수. 아직 국민들은 안철수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때(무릎팍도사)로 돌아가라. 


안철수 의원이 무릎팍도사에 출연을 했던 것은 2009년 6월 17일 방송이었다. 

“벤처 CEO! 안철수 편”으로 의사와 벤처 CEO에서 당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였던 안철수는 청소년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벤처 CEO였었다.

안철수 당시 교수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한 말들은 전국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었다. 


그가 한 말들 중 JTBC앵커 브리핑에 소개된 어록들을 보자.

(1) 남에게 화내본 적이 없다. 나 자신에게만 화를 낸다."

(2) 직원에게 존대한다. CEO는 높은 사람이 아니라 역할이 다른 사람일 뿐이다.

(3) 군에 입대해서야 가족에게 입대했다고 알렸다.

(4) 직업이 많은데, 내 평생 직업은 무엇일까요

아마 기억들 날 것이다.



심지어는 장교로 입대를 했는데 병사에게도 깍듯이 존댓말을 썼던 사람이 안철수 의원이다. 

내가 이때 느꼈던 신선한 충격은 노무현 대통령을 처음 알았을 때, 오래전 김수환 추기경님을 뵈었을 때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나는 이때부터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했다.

알다시피 당시 대통령은 이명박이었다.

더구나 안철수가 출연을 했던 2009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신지 한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러한 때에 안철수가 등장했다.

나는 그때의 그 감동이 잊혀지지 않는다.

첫사랑 따위는 잊어 버릴 정도였다.^^

그후 2012년대선까지는 나는 안철수에 대한 지지는 변함 없었다.

(내 블로그에 쓴 글들을 보면 알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안철수는 내가 알던, 우리가 알던 안철수는 아니었다.

자신에게 화를 내고 다른이들에게 화를 낸 적이 없다던 안철수는 화가 많이 났다. 

물론 여기에는 문재인 대표 책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

안철수는 정말 정치를 몰랐고, 정치인들을 몰랐다.


무엇보다 그의 생애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고생을 몰랐던 사람이다.

부유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학비 걱정없이 자랐고, 사업자금 또한 본인이 100%마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알고보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지 흙수저를 진정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인턴 생활과 사업초기 분명 힘든 점은 있었을 테지만, 안철수는 사원으로 살아 본 적이 없다. 

뿐인가, 군 생활도 사실 장교는 사병보다 편하다.

순탄하게 살아서 화를 낼 일이 거의 없던 사람이었다.

안철수는 정말 화를 낼 일을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이었고, 정말 악랄한 자들을 만난 적도 없었다.


그런 안철수가 정치인으로서 3년을 살았다. 

이 기간 동안 안철수는 인생에서 가장 짜증나고 화가 나는 사람들을 처음으로 만나봤을 것이다.

정치인이 되기 전에 안철수는 미소가 아름다웠던 사람이지만, 정치인 안철수는 미소가 사라졌다. 

정치판은 안철수에게 분명 다른 세상이었다.

굳이 변명해 주자면 적응을 못했다고나 할까.


이제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탈당은 안철수의 운신 폭을 좁혔고, 그에 대한 이미지는 더 나빠졌다.

안철수가 신당을 창당할지, 다른 당에 입당할지 아직은 모른다.

과거 무릎팍도사에서 봤던 그 해맑은 안철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라진 지금 창당도 어렵고, 신당 입당도 그에게는 최선이 아니다.

모든 것이 안개속이다.

지금 이 시점에 가장 답답하고 힘든 사람은 안철수 의원 본인일 것이다.



이런 안철수 의원에게 한때 지지를 보냈던 사람으로서 이렇게 충고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릎팍도사에서의 안철수를 그리워 한다. 자신에게만 화를 낸다던 그때의 안철수를 기억하고 있다. 남 탓을 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더 좋아했었다. 그때의 안철수로 돌아가라. 무릎팍도사의 안철수를 다시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최근 내가 안철수 의원에게 비판의 글을 많이 쓴 것은 정치인 안철수의 부족함을 탓한 것이지, 인간성을 비난한 것이 아니다. 본성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지금은 리더십이 부족한 정치인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착한 사장님이 아니라 차세대 대통령이다. 

안철수 본인의 꿈도 대통령 아니었나.

그럼 대통령처럼 보여야 하지 않을까.

아직, 안철수에게 완전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안철수는 지도자처럼 보여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만 줄인다.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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