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합리적 의심 - O. J. 심슨은 어떻게 무죄가 되었나? (저자 권영법)

올드코난 2017. 4. 1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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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책은 어느덧 20여년전 발생한 O. J. 심슨 사건을 다룬 책 ‘합리적 의심’이다. 미국 미식축구 역사상 손에 꼽을 정도의 스타 선수였던 O. J. 심슨은 영화 몇편에도 출연한 배우로 당시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당대 스타였다. 이런 그가 살인사건에 그것도 전부인 살해범의 유력한 용의자가 되었으니 미국인들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큰 화제가 된다. 


1994년 6월 12일 저녁 젊은 백인 남녀가 살해당하는데 경찰은 이 중 여자가 바로 심슨의 전부인 니콜 브라운 심슨이었다. 이에 니콜의 전 남편 O. J. 심슨이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 검찰과 경찰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O. J. 심슨 재판이 시작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O. J. 심슨이 무죄 판결이 날 것을. 미국내에서 생중계되면서 당시 미국인들 대다수가 봤다는 O. J. 심슨 재판 결과는 분명 충격이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판사를 비난하는 말보다는 검찰쪽을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O. J. 심슨은 흑인이었다. 이에 인종차별 희생양이며 억울한 피해자라는 의견도 있었다. 도대체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배심원들의 판단은 과연 옳았을까? 


흑인 대다수는 무죄, 백인은 유죄로 본 O. J. 심슨 사건을 다룬 이 책 ‘합리적 의심’은 O. J. 심슨을 유죄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왜 이런 판결이 나오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주목했고, 상세하게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물론 저자도 완전히 확신을 못하는게 있다. O. J. 심슨은 유죄인가? 무죄인가? O. J. 심슨이 니콜을 살해하지 않았다면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저자 역시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책의 주제이며 제목처럼 합리적인 의심이다. 저자는 법을 전공했고 변호사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법조인 입장에서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입증은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 묻고 있다. 9명의 범인을 놓치더라고 한 명의 무고한 시민이 없어야 된다는게 바로 저자의 철학이다. 여기에 나는 진심으로 공감한다. 법은 공평해야 한다. 법의 공정함을 훼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법살인같은 무고한 이들을 처벌하는 부당한 법의 집행이 아닐까. 대다수 국민들은 범인을 놓친 경찰보다 죄 없는 시민을 처벌한 판결에 더 분노한다. 

블로그 올드코난 갈대의 지혜와 나무의 의지를 갖고 글을 쓰겠습니다. 



우리나라에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는 길었다. 해방이후 최근까지 70년을 넘긴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이며 법치국가다. 그런데 법치국가에서 법을 불신하게 된다면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합리적인 의심은 법조인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이 권력을 가진 정치인과 기득권들의 말과 행동에서 위선을 읽어내는 것 그것이 합리적인 의심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법 관력 책은 어려운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은 저자가 쉽게 쓰려는 노력을 해서인지 일반인 입장에서는 간혹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지만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다. 2번 이상 정독하면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로 어렵지 않게 쓰여졌다. O. J. 심슨 사건은 물론 법에 관심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추천하며, 법을 떠나 사회 문제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에게도 한번쯤은 보기를 권하며 이만 줄인다.


[참고:저자 권영법]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제21기를 수료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형사소송과 과학적 증거', 논문으로는 '형법 제17조와 인과관계', '형법해석의 한계-허용된 해석과 금지된 유추의 상관관계', '형사소송법상 자백에 관한 고찰', '형사재심에 관한 비판적인 고찰'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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