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우리들의 변호사 - 삼례 나라슈퍼, 익산 택시 기사 살인사건, 그리고 재심 (저자 박준영)

올드코난 2017. 4. 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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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6년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사건, 익산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의 재심을 청구한 변호사가 사회적 약자들을 돕다가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 들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명 재심전문 변호사 박준영의 이야기다.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사건과 익산 택시 기사 살인범으로 몰린 억울한 피해자들의 무죄판결을 받아낸 박준영 변호사의 이야기는 큰 감동을 주었고 우리나라의 공권력과 사법기관의 문제점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죄를 짓지 않았지만 돈 없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자백을 강요당한 억울한 범죄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박준영 변호사에게서 노무현이 보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 역시 직접 그를 본 적은 없지만 박준영 변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써 볼까 생각했는데, 자료가 없어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도서관에서 그가 쓴 책을 발견해 읽었다. 우리들의 변호사 - 삼례 나라슈퍼, 익산 택시 기사 살인사건, 그리고 재심 (박준영 지음)라는 책이다.


 2016.12.15 첫 발간되었는데 박준영 변호사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자신이 재심했던 사건에 대해 직접 쓴 일기와 수필 같은 책이다. 변호사가 써서 어려운 법률 용어들이 많이 나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리고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 쓴 책도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이었으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우리 모두를 위하는 일이기에 자신을 응원해 주고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책 뒷면에 변호사법 제1조 문구가 있다. 저자는 변호사들이 변호사로서 제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은 변호사로서 임무를 다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참고: 변호사법 제1조 (변호사의 사명)

①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② 변호사는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하여야 한다.


얼마전에 읽은 ‘합리적 의심’이라는 책에도 “9명의 범인을 놓치더라고 한 명의 무고한 시민이 없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박준영 변호사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지고 보면 억울한 범죄자들이 많다는 것은 범인을 무조건 잡아야 된다는 실적위주의 관행때문이 아닐까. 범인을 놓치더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사법정의 실현이 아닐까. 이 책을 읽어 보고 같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 그리고 박준영 변호사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참고:저자 박준영]

작은섬 노화도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도와 연탄을 팔고 오징어를 팔고, 장례식에 쓰이는 종이꽃을 접으면서 자랐다. 중학교 때 엄마가 돌아가신 뒤 광주로 유학을 갔고, 가출과 방황을 일삼는 문제 청소년으로 살았다. “근면 성실하나 준법성이 요구”된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나마 들어간 대학은 1학년 때 그만뒀다. 군대에서 만난 배 병장을 따라 사법 시험 공부를 시작해 2002년에 합격했다. 수원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고, 국선 변호에 열중하던 2008년 운명의 사건 ‘수원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을 만났다. 국가기관의 도움 없이 형사 재판 재심에서 무죄를 이끌어낸 최초 살인 사건 사례가 된다. 탈북자 간첩 사건을 변호하게 되면서, 재심과 공익 사건만 맡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덕분에 개인 재정은 파산 지경에 이르렀지만, 재심 청구에서는 단연 빛을 발한다. 2015년에는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인 김신혜의 재심 개시 결정이 났는데, 이는 수감 중인 무기수의 재심으로는 최초 사례였다. 2016년에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의 재심에서 연달아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심 전문 변호사로서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우리들의 변호사’로 살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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