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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김태호 PD MBC 김장겸 사장 퇴임 요구 "그만 웃기고 떠나라!" [MBC 예능PD 성명서 전문]

올드코난 2017. 6. 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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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알겠지만 이명박정부부터 시작된 언론탄압의 최대 희생자는 바로 MBC다. 이명박이 임명한 김재철 사장부터 최근 임명된 김장겸 사장까지 이들은 마봉춘으로 사랑받던 MBC를 MB씨의 똘마니로 만들어 버렸다. 이에 대해 국민들도 분노했지만 더 큰 분노와 좌절을 느꼈던 이들은 바로 MBC 기자를 포함한 직원들이 아닐까.  


이명박박근혜 9년동안 참담했던 시간을 보내고 이제 MBC 내부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가 나오려 한다. 바로 어제 6월 22일 무한도전 김태호 PD를포함 47명의 MBC 예능PD들이 현 MBC 김장겸 사장의 퇴임을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우선 그 내용부터 올린다.


[참고: MBC 예능PD들 성명서 전문]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기 힘들다.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 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 생각하지 말고, 알아서 검열하고,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 늘 광고가 완판 되는 프로그램은 짐 싣는 승합차 한 대 더 썼다고 치도곤을 당했는데,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 붓는다.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신입 공채는 막고 경력 공채는 기습적으로 열린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하며 누가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끝없이 늘려간다.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 뿐이다.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


2017년 6월 22일 예능 PD


강성아 권성민 권해봄 김명진 김문기 김선영 김윤집 김준현 김지우 김진용 김태호 김현철 노승욱 노시용 박진경 박창훈 선혜윤 손수정 안수영 오누리 오미경 유성은 이경원 이민지 이민희 이윤화 이재석 임경식 임남희 임 찬 장승민 장우성 정겨운 정다히 정윤정 정창영 조주연 채현석 최민근 최윤정 최행호 한승훈 한영롱 허 항 현정완 황지영 황철상 - 이상 47명-


내용을 요약해 보면 우선 MBC내부에서 검열이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 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중략)”이라는 대목에서 보듯이 시사프로그램은 물론 예능프로에서도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사사건건 간섭과 사전검열을 자행했음이 드러난다. 프로그램 질을 높이려한게 아니라 박근혜정부와 MBC 경영진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검열을 하려든 것이 문제인 것이다. 


여기에 프로그램 제작비 등 꼭 필요한 지출은 줄이면서 사장의 귀빈을 모시는 행사에는 수억씩 쓰는 등 사치와 낭비를 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과거 전 MBC 김재철 사장이 취임한 이후 MBC사장들의 이런 행태가 관행이 되어 버린 것 같다. 회사돈을 개인 돈처럼 써댄 결과 지금의 MBC 프로그램은 질적으로 퇴보해 버렸다. 이 외에 이번 MBC 예능PD들 성명서에는 MBC 내부의 문제를 상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MBC가 어떤 상황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 MBC 예능PD들이 낸 이 성명서는 MBC 김장겸 사장이 들으라고 한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집권여당에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사람은 대통령과 민주당이다. MBC 정상화를 위해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진 언론 부역자들을 조사해 MBC에서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김장겸 사장을 퇴출시키고 MBC를 개혁할 수 있는 사장을 선임해야 할 것이다. MBC 예능PD들의 성명서는 MBC 개혁의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다.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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