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박화목 作
호접 (蝴蝶) (=나비)
가을 바람이 부니까
호접이 날지 않는다.
가을 바람이 해조같이 불어와서
울 안에 코스모스가 구름처럼 쌓였어도
호접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는다.
적막만이 가을 해 엷은 볕 아래 졸고
그 날이 저물면 벌레 우는 긴긴 밤을
등피 끄스리는 등잔을 지키고 새우는 것이다.
달이 유난하게 밝은 밤
지붕 위에 박이 또 다른 하나의 달처럼
화안히 떠오르는 밤
담 너머로 박 너머로
지는 잎이 구울러 오면
호접같이 단장한 어느 여인이 찾아올 듯 싶은데...
싸늘한 가을 바람만이 불어와서
나의 가슴을 싸늘하게 하고
입김도 서리같이 식어간다.
1924년 황해도 황주 출생. 시인, 아동 문학가. 호는 은종(銀鍾). 가곡 ‘보리밭’ ‘과수원길’의 작사가로 유명. 만주에서 봉천 신학교를 졸업. 1941년 ‘아이생활’에 ‘피라미드’와 ‘겨울밤’이 추천되면서 문학 활동을 시작했고 기독교 신자였으며 죽순'과 '등불'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한 그는 기독교적인 사상에 일종의 허무함을 풍기는 작품들을 많이 발표했다. 시집으로 "시인과 산양" "그대 내 마음 창가에" "주의 곁에서" 등이 있고, 동화집으로 “꽃 잎파리가 된 나비” ”부엉이와 할아버지” 수필집 "보리밭 그 추억의 길목에서"가 있다.
박화목 (朴和穆 1924.2.15 ~ 2005.7.9)
가곡 보리밭 가사
박화목님 詩 - 윤용하님 曲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뵈이지 않고
저녁노을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뵈이지 않고
저녁노을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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