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의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이 페지된다고 했을 때 나는 순간 김제동씨를 생각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역시 그랬다.김제동씨가 공중파는 물론 이제는 케이블에서 마저 퇴출될 지경에 이르렀다.
도대체 왜 김제동씨를 이리도 못살게 구는 가.
김제동씨를 싫어하는 것인가,
아님 두려워하는 것인가.
왠지 이번에는 막다른 길에 서 있는 느낌이다.
김제동씨의 퇴출사유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1주기 추도사 사회를 봤기 때문이다.
’김제동 쇼’가 한 달이 넘게 방송이 지연되면서 설마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더구나 첫 번째 초대손님이 월드스타 ‘비’임에도 방송이 연기됐다는 것은 분명 외압이 아닌가 하고 다들 의심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런 일이 생기고 말았다.
최종 발표는 6월1일 오전에 회의를 하고 언론에 공개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김제동씨가 정치인들에게 과격한 말이나 행동을 했었던 사람이라면 이렇게까지 김제동씨를 염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김제동씨가 공개석상에서 그리고, 사람 뒤에서 욕을 한다는 소리를 단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김제동씨는 소신 있는 사람이지 과격한 사람도 반사회적인 사람도 아니다. 마음이 따뜻하고 소박한 우리의 친구 같은 사람이다. 김제동씨는 단지 추도사 사회를 봤을 뿐이다. 이것이 그리도 큰 죄인가?
만약 내일 진짜 ‘김제동 쇼’가 폐지된다면, 인터넷에서 글을 쓰는 블러거들은 조금이라도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비판의 글은 분명 위축될 것이다.
나 역시 순간 소름이 끼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다.
감시를 당하는 기분이다. 자격지심이라 했던가.
만약 ‘김제동 퇴출’이 비판의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해서였다면 성공한 것이다. 이제는 속으로나 말을 해야겠다.
앞으로는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조용한 뉴스들만 나올 것 같다.
비판이 없는 칭찬 뉴스가 판칠 것 같다. 기분이 그렇다.
나의 이 글을 읽고 비웃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김제동씨의 일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세상에 무관심한 사람들은 이해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단지 말을 아끼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이러한 일들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뎌질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 일이 아니다.’
우리들의 자유로움이 구속 받았을 때가 있었다.
그때 시절이 다시 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심하는 그 순간 세상은 변할 수 있다.
내일 김제동씨의 발표를 기다리겠다.
만일 정말 퇴출이 기정사실이 된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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