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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쉬운 신경민 앵커 은퇴소식!

올드코난 2010. 9. 3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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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앵커 은퇴를 아쉬워 하며...

정말 아쉬운 신경민 앵커 은퇴소식!

 

이틀 전 신경민 앵커 은퇴소식을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함을 느꼈습니다.

엄기영 전MBC사장이 9시 뉴스 앵커로 진행을 하다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뒤를 이어 신경민 앵커가 뉴스를 맡았었습니다.
당시 박혜진 아나운서와 더불어 뉴스를 진행하면서 그의 천철살인이라는 명성을 얻을 만큼 뉴스 마지막을 장식하는 클로징 멘트는 듣는 이를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사진 - 신경민 앵커, 사진출처:한겨레)


특히 신경민 앵커가 인기를 끈 것은 정부의 언론장악이 극심했던 시기에 당당히 자신의 주관을 말하는 용기에 있습니다.

소신이라는 말은 신경민 앵커에게 해 주어야 하는 말입니다.

신경민 앵커 이전에는 MBC를 상징하는 앵커로 손석희 교수 또는 엄기영 전 사장을 꼽았었습니다. 지금 저는 신경민 앵커를 첫 번째로 꼽습니다.

손석희 교수를 무척좋아하지만 언론인으로서의 날카로움과 공공을 위해서 막힘 없는 주장을 제대로 한 신 앵커가 더 언론인다웠다고 저는 봅니다.

 

최근 신경민 앵커가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은 MBC 경영진 측에서 그를 껄끄러워했기에 아무런 일도 맡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의 답답함을 트위터로 대화를 하면서 소통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작년 4월 뉴스를 떠났으니 1년 반이 되었군요.

 

(사진 - 신경민 앵커, 사진출처:아시아통신뉴스)


신 앵커의 뉴스를 듣다 다른 앵커의 뉴스를 들으면 왠지 허전함과 부족함을 느낍니다.

지금 KBS, SBS, MBC뉴스 진행자 모두 대본을 읽는 사람이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예전부터 뉴스 앵커를 신임하지는 않았습니다.

 

확실한 신임을 보였던 것이 바로 신경민 앵커였습니다.

은퇴 후 대학강단에 선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직접 현장에 있었다면 이제는 후배를 양성하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 그에게 배운 제자들은 훌륭한 언론인의 자세를 갖출 것으로 믿습니다.

 

(사진 - 신경민 앵커 9월 11일 트위트 글, 사진출처:로이슈)


마지막으로 당부하자면 신 앵커는 그럴 리가 없겠지만 엄기영 사장처럼 정치에 발을 들여놓지 말기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엄 사장이 여당에 입당하고 정치를 시작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를 싫어합니다. 언론인이 정치를 했을 때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을 저는 많이 보아 왔습니다.
특히 현업에 있는 후배들을 간섭하기 시작하고 여당에 협력하게 만드는 사례를 봤기에 정치 참여를 저는 반대합니다.

저는 신경민 앵커가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신경민 앵커가 영원한 언론인으로 남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신경민 앵커 캐리커처 출처 - 다음 까페 지푸락)



[
참고; 신경민 논설위원이 쓴 '작별인사' 전문]

 

저는 10월부터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기자 30년을 마감합니다. (19)81년 초 입사 이후 정신없이 지내왔습니다. 9월 초부터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시작했고 고려대 언론정보학과 대학원에 재입학해 당분간 선생과 학생 신분으로 지내게 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메인 앵커 발령과 387일 만의 교체로 명예와 명성을 얻었지만 제 활동과 관심은 취재와 편집, 방송 체제와 한국 사회의 자유와 민주에 집중했습니다. 원칙을 지녀가기 험난한 시대에 공적, 사적 고초를 겪으면서 인간과 방송 기자로서 자존심과 작은 원칙 몇 가지에 지탱했습니다. 이런 원칙을 지녀가면서 대과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던 점은 행운이었고 운명의 나침반과 함께 회사와 선후배들의 도움에 의지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이 항상 그러했듯이 한국 사회, 언론, 방송, MBC의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언론의 미래는 'content contact'의 성패에 달려 있다는 분석에 공감합니다. 또 올바름이 항상 세속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현실적 진실'은 분명합니다. (19)70, 80년대를 몸으로 겪어온 세대로서 말하자면, 숨 쉬는 현실이 매우 불확실할 때에는 원칙을 지키면서 언론인의 기본 자질을 키워나가는 방법 이외에 뾰쪽한 묘수가 없지요. 이 점이 잊지 말아야 할 현실적 진실의 다른 면이고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기초이며 언젠가 필요하게 될 언론과 언론인의 자질입니다. 능력 있고 엄청나게 좋은 "captain, oh my captain"은 아니더라도 그저 그렇고 그랬던 선배가 아니었기를 빌면서 저 역시 불확실한 미래로 들어갑니다. 다만 언론과 방송,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관심을 끄지는 못하겠지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개인적 작별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볼 테니 부디 함께하도록 합시다. MBC와 법적 의무, 책임의 끈은 1년 남았지만 사실상 이것으로 '나의 MBC'를 클로징합니다. 모두에게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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