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시) 헤르만 헷세 – 옛 철학자를 읽고서, 봉사

올드코난 2010. 6. 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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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철학자를 읽고서

 

 어제는 아직 매력과 고귀한 맛이 흘로넘친

 뛰어난 사상의 세기를 지내온 성과

 그것이 돌연 빛깔이 낡고 시들며, 의미를 잃어버린다.

 고음부표나 음부 기호를 지워버린 악보처럼

 

 어떤 건물이 신비스러운 중점이 사라지고

 덧없는 말을 속삭이며 흔들려서

 무너지고, 조화를 보이는 것같은 것이

 길이 여운을 남기며 사라진다.

 

 그처럼, 우리 오관의 쾌감도

 느끼자마자 불만으로 변한다.

 모든 것이 썩고 시들어서 죽어야 하는

 인식이 이미 어느덧 깃들기나 한 듯이

 

 역겨운 시체의 계곡 위에

 고민은 하면서도 썩지 않으며

 정신은 동경에 가득차서 붉게 타는 봉화를 들고,

 죽음을 이기고 자신을 불멸케 한다.


봉사

 

 처음에는 경건한 군주가 다스렸다.

 밭과 곡식과 연장을 닦고,

 희생과 척도의 권리를

 인류 가운데서 행사하기 위해서

 

 일월의 균형을 유지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자의 지배

를 인류는 갈망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길이 빛나는 모습

 괴로움과 죽음의 세계를 모른다.

 모든 신의 아들이 신성한 계통은 이미 없어지고 인류만

이 남았다.

 존재에서 멀리 떠나 기쁨과 오뇌에 비틀거리며,

 절제도 감격도 없이 한없이 생성하면서.

 

 그러나 진정한 생명의 예감은 결코 죽어버리지 않았다.

 기호의 희롱과 비유와 노래로서 몰락하면서도 신성하고

의엄있는 경고를 계속하는 것은 우리들의 임무다.

 

 언젠가는 암흑이 사라지는 일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시간이 방향을 돌리는 수도 있을 것이다.

 태양이 다시 신이 되어 우리를 통치하며,

 우리 손에서 재물을 받는 일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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