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2

올드코난 2010. 7. 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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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4. 최사문 유럽편에 화답하다 〔和崔斯文游獵篇

 

 

鷹師臂鷹登高崧   매사냥꾼 매를 메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佃夫嗾犬行林    몰이꾼은 개 앞세어 숲 속을 뒤지면

稚飛角角流山曲   꿩들은 꿜꿜대며 산굽이로 날아가고

鷹來  如飄風   표풍처럼 날쌔게 매가 날아 뒤를 쫓지

力盡魂飛雉伏莽   힘빠진 꿩 혼비백산 숲 속으로 기어들 때

鷹將下擊還騰空   덮치기 위한 매가 창공을 맴도는데

霹火閃 不可諦   번갯불이 번쩍하는 그 순간을 예측 못해

蒼茫獨坐空山中   넋을 잃고 혼자서 빈 산 속에 앉았다네

鳴呼雉罪誠難赦   , 참으로 꿩의 죄는 용서하기 어려워서

鷹兮搏擊眞豪雄   내리친 매야말로 영웅호걸 진짜라네

啄粒猶竊耿介譽   곡식을 먹으면서도 깔끔하단 말을 듣고

鮮衣不勞組織工   길쌈도 안하면서 고운 옷만 입단 말가

快向平蕪酒毛血   허허벌판 잡초밭에 피와 털을 뿌렸을 때

鳳凰聞之謂鷹忠   봉황은 그를 듣고 매가 한 일 옳다 하리



5. 
매를 풀어 놓다 〔
縱鷹篇

  

北山晴雪呼蒼鷹   북산에 눈이 개여 송골매를 불렀더니

一朝獲禽如丘    하루 아침 잡은 새가 산더미처럼 쌓였다네

鐵瓜勁 金眸澄   쇠 끝 같이 모진 발톱 황금 같이 맑은 눈으로

草莽搏擊恣馮凌   숲 속의 새를 잡기 거침이 없더니만

忽然回飛坐松棚   별안간 몸을 돌려 솔 시렁에 와 앉더니

意想凄切如愁僧   시름 쌍인 중과 같이 처절한 생각으로

稚飛不顧呼不應   꿩 날아도 아랑곳 않고 불러도 대꾸 없이

錯愁病 纏枯藤   다래덩굴에 매달린 병든 깃이 걱정되어

羽毛展刷如調   팽팽한 끈 조르듯 날개깃을 활짝 펴고

引領四顧逞威稜   목을 빼 둘러보며 위세를 부리더니

衝風一擧     바람을 차고 일거에 하늘 높이 날아오르네

初來拍拍試   처음에는 회를 치며 날개 시험을 하더니만

昻昻漸入浮雲層   점점 높게 올라 구름 속으로 들어가서

盤回百折繞靑繩   백번이나 선회하며 청승을 돌고서는

俯視峯 齊畦    고봉준령 내려보기 밭두둑처럼 여긴다네

矯如雲霧翔朱    잽싸기는 운무 속을 날아가는 등사 같고

穿如暗 逃神    잘 뚫기는 작은 구멍 잘 파는 능리 같고

快如溟渤 鯤鵬   장쾌하긴 북해를 제어하는 곤붕같고

健如長楸騁驃    건장하긴 장추 달리는 날쌔 말과 같고

閑如羽客玄鶴乘   한유하긴 신선이 현학을 타고서

飄床 苑瓊霞蒸   낭원의 붉은 노을 속을 날아가는 듯하고

捷如朔風吹玄氷   빠르기는 삭풍이 얼음 우를 불 때

  萬頃雲車    구슬 같은 만경창파 운거가 달리는 듯

萬里一點 蚊蠅   만리 공간에 작은 한 점 파리나 모기같이

毫芒滅沒迷遙    털끝만큼 아스랗게 보이지도 잘 않고

風箏索絶杳無憑   소리조차 돈절하여 찾을 곳 바이없어

碧天空廓浮煙凝   드넓은 푸른 하늘에 뿌연 연기만 어려있다가

劉安?犬白日昇   해가 뜨고 유안의 닭이 울고 개 짖으면

萬人翹首瞻攀登   만인이 머리 들어 우러러보고 기어오르지

寒空四望山     사방 공중 둘러봐도 산들만 험준하여

虞人     우인은 애가 타서 가슴을 치노라네

 嗟汝鷹氣岸弘   애처롭다 저 매야 기절이 높은 네가

屈心抑志衒材能   마음과 뜻 억누르고 재능을 팔기 위해

金鈴銹絲苦    금방울 비단실에 팔목이 매달린 채

局促常似魚離    그물에 걸린 고기마냥 언제나 움츠리고

旣克如不勝   자그마한 모이 주머니도 다 채우지 못하는데

何嘗飽飮成     적취병이 걸리도록 배부르게 먹겠느냐

雲衢  憶超陞   높고 넓은 창공의 구름 거리에 뛰어 올라

玉樓 遞思趨承   머나먼 하늘나라에서 벼슬하고 싶겠지만

只從  結曹朋   수리와 상종하며 친구가 될지언정

肯與  爭沈升   올빼미와 높낮음을 다투기야 할까보냐

兩眼閃 琉璃燈   유리등같이 번쩍번쩍 번쩍이는 그 두 눈

一燭狐兎皆凌兢   한 번 뜨면 여우 토끼가 모두 떨겠지만

汝今長往彼氣增   네가 지금 떠나버려 저들의 기가 대단하단다.


6. 
우군 문섭이 험난한 길을 무릅쓰고 멀리 찾아주어 옛 도리가 아직 있음을 보여주었기에
감격스럽고 기뻐서 이 시를 주어 보내다 〔禹君文燮跋險遠訪 古道不泯 爲之感悅 贈詩遺之

 

 

草莽英材見   초야에서 영재가 나타났지만

風塵友道稀   친구 도리 희박한 풍진세상인데

不辭千里險   험한 천리 길 마다 않다니

應惜一鞭歸   금방 돌아가긴 암마 애석하리

冷眼羞朱    차가운 눈총 받는 벼슬아치 부끄럽고

眞襟照白衣   속 흉금은 백의라야 통하지

是堪敦薄俗   이거 야박한 풍속 고칠 일인데

誰遺借餘輝   누굴 보내 그 좋은 걸 배워오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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