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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인 박목월 作 나그네, 윤사월, 청노루, 산도화

올드코난 2010. 7. 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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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詩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윤사월

 

  송홧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운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청노루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오리목

  속잎 피는 열 두 구비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산도화

 

  산은

  구강산

  보랏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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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목월 (1916 – 1978) 소개 해설

경북 경주 출생. 대구 계성중학을 졸업했다. <문장>지에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해방후, 좌익 우익의 대립 양상 속에서 <청록파> 동인을 만들어 민족적 서정시집인 <청록집>을 발간했다. 예술원 회원으로 시전문지 <심상>을 발행하여 많은 시인을 배출했으며, 시집으로 <산도화> <, 기타> <행복의 얼굴> <경상도가랑잎>, 자작시 해설집인 <보랏빛 소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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