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왜 몽골 제국은 강화도를 치지 못했는가 (저자 이경수) - 강화도가 고려를 지켜냈다.

올드코난 2017. 3. 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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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자학사관에 빠졌다. 어느 외국 역사학자가 한 지적이다. 이 말이 옳다. 한국의 역사는 수천년이 된 세계적인 문명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36년 일제 식민지를 겪었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나약한 국가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하지만 최근 1년여동안 역사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역사 관련 전문 서적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은 훌륭한 국가이며, 조선은 형편없는 국가가 아니었으며, 고려는 그 시대 최고 수준의 국가였었다는 사실을 많이 깨닫게 된다. 


오늘 소개할 책은 고대 최고의 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제국과 맞서 싸웠던 고려 조정이 강화도에서 항몽 투쟁을 이어갔던 시기를 다룬 왜 몽골 제국은 강화도를 치지 못했는가 (저자 이경수)라는 책이다. 이 책은 고려를 굴복시키기 위해 수차례 침략했었던 몽골에게서 고려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인 강화도라는 전략적 요충지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바탕으로 기술된 책으로 몽골은 강화도를 점령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고려가 막아냈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고려가 원의 간섭기를 받았던 시기 때문에 고려를 너무 낮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당시 세계 최강대국 몽골 제국에 맞서 주권을 뺏기지 않은 국가가 바로 고려였다. 더구나 유일한 사위국가였다. 황제의 딸을 왕비로 맞아 들였다는 것을 성리학자들은 모욕이라고 여겼다지만, 외교적으로 봤을 때 이는 엄청난 예우로 봐야 한다. 고려후기 원나라의 내정 간섭은 뼈아프지만,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고려를 너무 부정해서는 안될 것이다. 


고려가 몽골에게서 국가를 지켜낸 것은 강화도에서 버텨냈기 때문이다. 강화도에서의 항쟁이 당시 무인정권이라는 기득권들이 자리보전을 위한 이유가 크지만 결과적으로 고려라는 나라를 지켜낸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내용들은 저자가 강화도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강화도에 대한 지리와 역사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기 때문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지 않았는가 생각해 본다. 


고려가 살아남았기에 조선이 있었다. 그리고 강화도가 있었기에 고려가 있었다. 이 책을 보면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참고: 저자 이경수]

저자 이경수는 김포 양곡고등학교 교사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맡고 있다. 강화 초 중 고등학교, 청주사범대학(현 서원대학교),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을 마쳤다. 학생들이 역사를 재밌어하고 또 사랑하도록 돕는 수업을 하고 싶어 한다. 머리에 넣어주는 수업보다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수업을 꿈꾼다. 그동안 공부하고 가르치며 낸 책으로 세계사 눈뜨기(동녘), 한국사 눈뜨기(동녘), 역사의 섬 강화도(신서원), 가슴으로 크는 아이들(푸르메), 김포역사산책(신서원)이 있다. 강화역사문화연구소에서 배움을 이어가면서, 강화나들길 가이드북(강화군), 강화금석문집(강화문화원)을 비롯한 몇 권의 책 간행에 공동 필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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