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수필 일상

'감나무'에 '감'을 남겨두는 이유, 아시나요?

올드코난 2010. 11.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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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단독주택가에는 연립주택 뿐만 아니라 가끔 마당이 있는 집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당이 있는 집 중에는 감나무가 있는 집들이 간혹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감을 다 따버려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습니다.

근데 간만에 감이 남겨진 감나무를 발견했습니다.

 

 '감나무'에 '감'을 남겨두는 이유, 아시나요?

 

 

이틀 전인 일요일에 아시는 분 아들이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그 근처에 있던 어떤 집에서 몇 개의 감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나이 드신 분들 또는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분 들은 감나무에 감을 남겨두는 이유를 잘 아실 겁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잠깐 꺼내 보겠습니다.

 

제가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린아이 때 일입니다. 당시 시골에서 살았고 그때는 유치원은 없던 시절입니다. 시골에는 마당도 있지만 '텃밭'이라고 해서 집에 조그만 밭이 있습니다. 저의 집 텃밭에는 감나무가 2그루 있었습니다.

11월 말 쯤에 잘 익은 감들을 따서 곳간에 보관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왜 꼭대기에 감은 남겨두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다 딸 수 있을 텐데 왜 남겨둘까 저는 궁금했습니다.
집에는 대나무로 만든 사다리가 있었습니다.
아무리 시골의 건강한 아이였지만 어린아이 혼자 들기에는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동생과 같이  사다리를 힘들게 운반해 감나무에 조심스레 걸쳐놓고 천천히 올라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이 놈 뭐하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보니 할아버님이 웃으시며 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감을 따서 할아버지도 드릴께요

할아버님은 웃으시며 저에게 다가와 사다리에 있는 저를 안고 내려 주셨습니다.

따 주시 게요?’

이 녀석아 저거는 따면 안돼, 저거는 까치가 먹을 거야

 


그렇습니다.

감나무에 감을 남겨두는 것은 바로 새들의 먹이 특히 까치를 위해 남겨둔 겁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왜 저 맛있게 익은 감을 까치 먹이로 남겨두는 지를.
그 의미를 철이 들어서야 깨달았습니다.

 

혹시나 길을 걷다 감나무에 남겨진 감을 보시거든 그 집 주인이 참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분명 그 분은 시골 분이거나 고생했던 시기 이웃과 정을 나누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새 한 마리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절대 남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과거 우리 한국인의 참 모습입니다.

 

한 마리 새 조차도 귀하게 여기던 그때의 따뜻한 ()이 그립습니다.
감나무에 달린 것은 감이 아닙니다.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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