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고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작은 히터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이 택배비 포함 1만원 정도로 저렴하고 전기세도 하루 8시간 기준 1만 원대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고 해서 이틀 전에 주문했고 어제 오후 도착했습니다.
하루 만에 배송도 되고 싸게 샀다는 기쁜 마음으로 포장을 뜯어봤습니다.
근데, 히터 왼쪽 부분이 파손되어 있었습니다.
순간 정말 화가 났습니다. ‘이것들이 장난하나?’
주변에서는 반품하라고 하고 저 역시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오후 일과를 마무리 해야 할 시점이고 저녁에 술 약속이 있어서 내일 반품하기로 결심하고 저녁에 가볍게 술 한잔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왔더니 드라마 자이언트가 막 시작하려던 때였습니다.
가볍게 씻고 자이언트 즐감하는 중에도 깨진 히터가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더군요.
‘멍청하게 왜 샀어?’
자책을 하면서 자이언트 뒤를 이어 방송되는 강호동 이승기의 강심장 역시 재미있게 보면서도 자꾸 머리 속에서는 깨진 히터가 생각이 났습니다.
특히 날 기분 나쁘게 했던 것은 깨진 히터에 비웃음을 보였던 동료 중 한 명 때문입니다. 평소 그렇게 친한 사람이 아니어서 그 사람의 야릇한 비웃음이 저를 정말 불쾌하게 했습니다.
강심장이 끝나고 잠자리에 들어섰고 잠시 생각에 잠겼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만일 깨진 히터를 반품하면 누가 책임지지?
제조회사? 판매회사? 택배기사?
아! 택배기사 책임이 되겠구나!
오래 전 MBC시시매거진 2580에서 택배기사에 대한 방송이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제목이 기억이 잘 안 나는 데 택배기사들에 대한 고충이 방송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방송을 본 이후 저는 택배기사에 대한 불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배송 한 건당 몇 백원에 엄청난 노력을 하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에 감히 화를 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번 히터가 깨진 것도 택배기사 책임이 될 겁니다.
보낸 회사는 멀쩡한 제품을 보냈다고 할 것이고 당연히 물건을 배송한 택배 아저씨가 변상하게 될지 모릅니다.
이 생각이 들자 갈등이 심해졌습니다.
잠을 자야 하는데 시간은 벌써 새벽1시가 넘었습니다.
‘내일 판단하자!’
그렇게 결정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잠에서 깨고 오늘 아침 내내 그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30분전 이 글을 쓰기 직전에 결정했습니다.
‘작동이 되면 반품 안 한다!’
히터를 전기 코드에 연결하고 스위치를 켰습니다.
작동이 되는 군요.
그래서 반품을 안 하기로 했습니다.
비싼 물건이었다면 당연히 반품했을 겁니다.
1만원 짜리 제품 때문에 택배 아저씨가 손실을 보지 않았음 합니다.
살다 보면 이런 일들이 가끔 있습니다.
사소한 일이라면 저는 눈을 감고 싶습니다.
저의 생각이 옳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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