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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170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 , 비바람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의 詩 論介의 愛人이 되어 그의 廟에 낮과 밤으로 흐르고 남강(南江)은 가지 않습니다. 바람과 비에 우두커니 섰는 촉석루는 살 같은 광음(光陰)을 따라서 잡습니다. 논개여, 나에게 울음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사랑하는 논개여. 그대는 조선(朝鮮)의 무덤 가운데 피었던 좋은 꽃의 하나 이다. 그래서 그 향기는 썩지 않는다. 나는 시인으로 그대의 애인이 되었노라. 그대는 어디 있느뇨. 죽지 않은 그대가 이 세상에는 없구나. 나는 황금의 칼에 베어진 꽃과 같이 향기롭고 애처로운 그대 의 당년(當年)을 회상한다. 술 향기에 목마친 고요한 노래는 옥(獄)에 묻힌 썩은 칼을 울렸다. 춤추는 소매를 안고 도는 무서운 찬 바람은 귀신(鬼神) 나라 의 꽃수풀을 거쳐서 떨어지는 해..

배움/시 2010.07.11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첫키스, 반비례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의 詩 첫 키스 마셔요, 제발 마셔요. 보면서 못 보는 체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입술을 다물고 눈으로 말하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세계의 꽃을 혼자 따면서 항분(亢奮)에 넘쳐서 떨지 마셔요. 마셔요, 제발 마셔요. 마소는 나의 운명의 가슴에서 춤을 춥니다. 새삼스럽게 스스 러워 마셔요. 희미한 졸음이 활발한 님의 발자취 소리에 놀라 깨어 무거운 눈썹을 이기지 못하면서 창을 열고 내다 보았습니다. 동풍에 몰리는 소낙비는 산모롱이를 지나가고, 뜰 앞의 파초 잎 위에 빗소리의 남은 음파(音波)가 그네를 뜁니다. 감정과 이지(理智)가 마주치는 찰나에 인면(人面)의 악마와 수심(獸心)한 천사가 보이려다 사라집니다. 흔들어 빼는 님의 노래가락에, 첫잠..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유리창1, 2, 촉불과 손

정지용 詩 유리창1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 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ㅅ새처럼 날러갔구나! 유리창2 내어다 보니 아주 캄캄한 밤, 어험스런 뜰앞 잦나무가 자꼬 커올라간다. 돌아서서 자리로 갔다. 나는 목이 마르다. 또, 가까이 가 유리를 입으로 쫏다. 아아, 항 안에 든 금붕어처럼 갑갑하다. 별도 없다, 물도 없다, 쉬파람 부는 밤. 소증기섯처럼 흔들리는 창. 투명한 보라ㅅ빛 누뤼알 아, 이 알몸을 끄집어내라, 때려라, 부릇내라. 나는 열이 오른다. 뺌은..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아침, 바람, 난초

정지용 詩 아침 프로펠러 소리... 선연한 커-브를 돌아나갔다. 쾌청 ! 짙푸른 유월 도시는 한층계 더 자랐다. 나는 어깨를 골르다. 하픔... 목을 뽑다. 붉은 수탉모양 하고 피여 오르는 분수를 물었다... 뿜었다... 해ㅅ살이 함빡 백공작의 꼬리를 폈다. 수련이 화판을 폈다. 오르라쳤던 잎새. 잎새. 잎새 방울 방울 수은을 바쳤다. 아아 유방처럼 솟아오른 수면 ! 바람이 굴고 게우가 미끄러지고 하늘이 돈다. 좋은 아침- 나는 탐하듯이 호흡하다. 때는 구김살 없는 흰돛을 달다. 바람 바람 속에 장미가 숨고 바람 속에 불이 깃들다. 바람에 별과 바다가 씻기우고 푸른 뫼ㅅ부리와 나래가 솟다. 바람은 음악의 호수 바람은 좋은 알리움 ! 오롯한 사랑과 진리가 바람에 옥좌를 고이고 커다란 하나와 영원이 펴고 날..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홍역, 비극, 사계를 죽임

정지용 詩 홍역 석탄 속에서 피여 나오는 태고연히 아름다운 불을 둘러 12월 밤이 고요히 물러 앉다. 유리도 빛나지 않고 창창도 깊이 나리운 대로- 문에 열쇠가 끼인 대로- 눈보라는 꿀벌떼 처럼 닝닝거리고 설레는데, 어느 마을에서는 홍역이 척촉처럼 난만하다. 비극 (비극)의 흰얼굴을 뵈인 적이 있느냐? 그 손님의 얼굴은 실로 미하니라. 검은 옷에 가리워 오는 이 고귀한 심방에 사람들은 부 질없이 당황한다. 실상 그가 남기고 간 자취가 얼마나 향그럽기에 오랜 후일에야 평화와 슬픔과 사랑의 선물을 두고 간 줄을 알았다. 그의 발옮김이 또한 표범의 뒤를 따르듯 조심시럽기에 가리어 듣는 귀가 오직 그의 노크를 안다. 묵이 말러 시가 써지지 아니하는 이 밤에도 나는 맞이할 예비가 잇다. 일즉이 나의 딸하나와 아들..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풍랑몽1, 풍랑몽2, 비로봉

정지용 詩 풍랑몽1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끝없는 울음 바다를 안으올때 포도빛 밤이 밀려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래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창밖에는 참새떼 눈초리 무거웁고 창안에는 시름겨워 턱을 고일 때, 은고리 같은 새벽달 부끄럼성 스런 낯가림을 벗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외로운 졸음, 풍랑에 어리울 때 앞 포구에는 궂은비 자욱히 들리고 행선배 북이 웁니다, 북이 웁니다. 풍랑몽2 바람은 이렇게 몹시도 부옵는데 저달 ..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호수1, 호수2, 호면, 겨울, 달

정지용 詩 호수1 얼골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 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2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꼬 간지러워. 호면 손 바닥을 울리는 소리 곱드랗게 건너 간다. 그뒤로 흰게우가 미끌어진다. 겨울 비ㅅ방울 나리다 누뤼알로 구을러 한 밤중 잉크빛 바다를 건늬다. 달 선뜻 ! 뜨인 눈에 하나 차는 영창 달이 이제 밀물처럼 밀려오다. 미욱한 잠과 베개를 벗어나 부르는 이 없이 불려 나가다. * 한밤에 홀로 보는 나의 마당은 호수같이 둥그시 차고 넘치노나. 쪼그리고 앉은 한옆에 흰돌도 이마가 유달리 함초롬 고와라. 연연턴 녹음, 수묵색으로 찥은데 찢 지 한창때 곤한 잠인양 숨소리 설키도다. 비둘기는 무엇이 궁거워 구구 오느뇨, 오동나무 꽃이야 못견..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엽서에 쓴 글, 새빨간 기관차, 밤

정지용 詩 엽서에 쓴 글 나비가 한 마리 날러 들어온 양 하고 이 종이ㅅ장에 불빛을 돌려대 보시압. 제대로 한동안 파다거리 오리다. -대수롭지도 않은 산목숨과도 같이. 그러나 당신의 열적은 오라범 하나가 먼데 가까운데 가운데 불을 헤이며 에이며 찬비에 함추름 취적시고 왔오. -스럽지도 않은 이야기와도 같이. 누나, 검은 이밤이 다 회도록 참한 뮤-쓰처럼 쥬무시압. 해발 이천 피이트 산봉우리 우에서 이제 바람이 나려 옵니다. 새빨간 기관차 느으릿 느으릿 한눈파는 겨를에 사랑이 수이 알어질가도 싶구나. 어린아이야, 달려가자. 두뺨에 피여오른 어여쁜 불이 일즉 꺼져 버리면 어찌 하자니? 줄 달음질 쳐 가자. 바람은 휘잉. 휘잉. 만틀 자락에 몸이 떠오를 듯. 눈보라는 풀. 풀. 붕어새끼 꾀여내는 모이 같다. ..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저녁 햇살, 뻣나무 열매, 절정

정지용 詩 저녁 햇살 불 피어오르듯하는 술 한숨에 키여도 아아 배고파라. 수저븐 듯 놓인 유리컵 바쟉바쟉 씹는 대로 배고프리. 네 눈은 고만스런 흑단초. 네입술은 서운한 가을철 수박 한점. 빨어도 빨어도 배고프리. 술집 창문에 붉은 저녁 햇살 연연하게 탄다. 아아 배고파라. 뻣나무 열매 웃 입술에 그 뻣나무 열매가 다 나섰니? 그래 그 뻣나무 열매가 지운 듯 스러졌니? 그끄제 밤에 늬가 참버리처럼 닝닝거리고 간 뒤로- 불빛은 송화ㅅ가루 삐운 듯 무리를 둘러 쓰고 문풍지에 아름푸시 얼음 풀린 먼 여울이 떠는구나 바람세는 연사흘 두고 유달리도 미끄러워 한창 때 삭신이 덧나기도 쉬웁단다. 외로운 서 강화도로 떠날 임시 해서- 웃 입술에 그 뻣나무 열매가 안나서서 쓰겠니? 그래 그 뻣나무 열매를 그대로 달고 가..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카페 프란스, 따알리아, 홍춘

정지용 詩 카페, 프란스 옮겨다 심은 종려나무 밑에 빛두루 슨 장명등,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뻣적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멘트에 흐느끼는 불빛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 놈의 머리는 빗두른 능금 또 한놈의 심장은 벌레 먹은 장미 제비처럼 젖은 놈이 뛰어 간다. * (옹 패롵 서방 ! 꿋 이브닝!) (꾿 이브닝!)(이 친구는 어떠하시오!) 울금향 아가씨는 이밤에도 경사 커-틴 밑에서 조시는 구료! 나는 자작의 아들도 아모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대리석 테이블에 닿는 내 뺌이 슬프구나! 오오, 이국종 강아지야 내 발을 빨어다오. 내 발을 빨어다오. 따알리아 가을 볕 째앵 하게 내려 쪼이는..

배움/시 201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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