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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詩
23. 연을 심는 사연
種花莫種蓮 꽃 심어도 연일랑 심지 마세
朱華冒 泥 붉은 꽃 흙탕물 뒤집어쓰느니
亦有吉光鳥 또 길광이라는 새가 있어
枳棘枝間樓 가시나무 가지에 살기도 한다네
鉛刀不割肪 납칼은 기름덩어리도 못 자르면서
墅以交趾犀 칼집은 교지산 무쇠가죽이기도 하며
凌波七寶말 사뿐사뿐 칠보단장 버선으로
葛 凄凄 처량하게 짚신을 신기도 하고
玲瓏碧瑟珠 영롱하고 푸르고 선명한 진주를
藁索來穿兮 새끼줄에다 꿰기도 한다네
嗟嗟朱氏子 아 가여워라 주씨집 딸이
乃爲 人妻 바로 문둥이 아내가 되다니
玉顔澹嬋娟 관옥 같은 얼굴 그리도 아름다운데
肉眼嗟獨迷 속된 눈구멍 어찌 그리 어두울까
紅詞 蕩 사랑노래 제 아무리 무르익고
瑟秦東齊 배불러 피리 거문고 북적대도
平生燕婉求 내 평생 아름다운 짝 바랬더니
戚施到河西 꼽추가 하서에 오다니
饅頭雖團圓 만두가 비록 동글동글하다지만
湯餠誰三臍 떡국이 있는 데야 누가 후회하리
嗟嗟朱氏子 아 가여워라 주씨의 맏딸이여
夜夜燈前啼 밤마다 등불 앞에서 운다네
物有不相遇 서로가 맞는 짝을 만나지 못하면
千載含悲悽 천년을 두고 슬픔에 잠겨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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