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수필 일상

남의 약점과 흠을 악용하는 합의금 장사꾼과 기레기가 더 나쁘다.

올드코난 2015. 4. 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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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재건축으로 곧 사라질 옆동네에서 어떤 사람이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수근대고 심지어는 “다시는 안 봤으면 좋겠네 저 인간”이라며 대놓고 호통 치는 아주머니도 계셨습니다. 왜 이 사람이 이사가는 날 욕을 먹으면서 떠나게 되었는지 간략히 정리해 봅니다.]


남의 약점과 흠, 혹은 실수를 악용해 이득을 취하는 자들(합의금 장사꾼과 기레기)이 더 나쁘다. (남의 잘못을 지적해주는 것은 옳지만 돈을 요구하는 것은 나쁘다.) 


편의상 ‘X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X씨가 왜 주변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가 하면, 이 사람이 하는 일은 주로 단속과 관련이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주차단속일을 했었고, 몇 년전에는 공짜신문을 가져가는 사람을 단속하는 일을 했었는데, 가장 욕을 많이 먹었을때가 그때였습니다.



지금은 벼룩시장과 교차로 2종류의 공짜 신문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년전만해도 제가 알기로는 6종 이상의 공짜 신문이 있었고, 주로 지하철역 출구에 아침마다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이들 공짜 신문들이 사라졌던 겁니다.

근데, 가끔 이 신문을 2개 이상을 갖고 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연세있는 노인들이었는데, 폐지로 먹고사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냥 어디다 쓸려는 목적으로 그렇게 가져가는 분들 또한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분들이 많아서일까요, 3년전 쯤에 ‘X씨’가 신문을 단속하더군요. 

몇 사람을 적발했는지는 몰라도, 아주 소란스러웠던 일은 기억합니다.


폐지를 수거하시는 무척 가난한 할머님이 계신데, 저도 이분이 가끔 신문 2장 씩을 슬쩍하는 것을 본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걸 죄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주변 사람들 역시 그냥 이 정도는 모른적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어느 금요일 아침 일이 터졌는데, ‘X씨’가 신문지 2장을 가져갔다고 할머니를 붙잡고, 난리를 쳤습니다. 주변에서는 이걸 만류했고 적당히 하라고 했지만, ‘X씨’는 결국 벌금 영수증(공식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을 끊었는데, 문제는 이 할머니에게 ‘X씨’가 한 말이 더 문제였습니다.

“도둑년”이라고 부른 겁니다.


이게 문제였습니다.

공짜 신문이라고 해도 2장을 가져가서는 안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가 용서 못할 중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X씨’가 이전에 하던 일은 주차 단속 요원으로 주차 단속을 잘 하지 않는 곳까지 단속을 하면서 딱지를 끊고 다녀 주변 상인들과 동네 분들에게는 눈에 가시같은 놈이였죠. 차라리 집에서 먼 곳에서 이런 일을 했었더라면, 아예 이 사람이 누군지 몰랐다면 이토록 ‘X씨’에게 화를 내지 않았을 겁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X씨’가 길을 가는데, 무심결에 담배꽁초를 버렸지 뭡니까. 이때 저는 보지 못했고, 복덕방 아저씨가 말을 해주었는데, ‘X씨’가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지 말라고 호통을 치면서 정작 자신은 기고만장하게 담배꽁초를 버렸는데, 평소에 ‘X씨’를 아니꼽게 보던 어떤 행인과 한바탕했다더군요. 

남의 죄만 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흠만 잡고 사는 그런 인간입니다.



어제 오후 ‘X씨’가 이사를 가는데, 여기 저기서 “저 자식 이사 간다.”며 사람들이 모였고, 저 역시 당연히 가서 봤습니다. 한편으로는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폐지할머니에게 “도둑년”이라고 퍼붇는 저 더러운 입을 떠올리니 더 이상 불쌍해 보이지 않더군요.


‘X씨’의 일이 무조건 나쁘다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일을 맡기는 사회가 문제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요즘들어 남의 약점을 잡고 돈을 뜯어 내는 합의금 장사꾼들이 많아 짐을 느낍니다.


작년에는 우리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금은 알려진 맛집이 있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기레기가 취재를 악용해 돈을 뜯으려다 유야무야 넘어간 적도 있습니다. (당시 음식점 주인이 문제가 확대될까봐 조용히 끝냈습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실수나 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이걸 빌미로 돈을 뜯으려는 합의금 장사꾼 혹은 단속을 목적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자들이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저는 ‘X씨’가 공짜 신문지 2장을 가져간 할머니보다 더 큰 죄를 저질렀다고 봅니다. 

그리고, 음식점 사장보다, 돈 푼 뜯겠다고 설쳐된 기레기가 더 나빠 보입니다.


몰라서 혹은 작은 죄를 저지른 사람 보다 이들에게 해를 끼치려는 자들이 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보며 이만 줄입니다.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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