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삼성전자 사과의 이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삼성전자 사과문 전문 첨부]

오늘 5월 14일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리고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병을 얻어 투병중이거나 사망한 가족에게 합당을 보상을 하고 소송도 모두 철회하겠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일부는 세상을 떠났다, 회사가 성장하기까지 많은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있어 안타깝다. 진작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앞으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를 남겼다.

참고: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에 올린 사과문 전문(펼쳐 보세요)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에 대해 말씀 드립니다.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에서 4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해주신 것과 관련하여 삼성전자의 입장을 말씀 드립니다.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 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삼성전자가 성장하기까지 수 많은 직원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이 분들처럼 고통을 겪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또한 이 분들과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저희는 이 문제를 성심 성의껏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지난 달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안해주신 바에 따라 어려움을 겪으신 당사자, 가족 등과 상의 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가 구성되도록 하고,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습니다.

제안에 참여해주신 가족 분들과 반올림, 심상정 의원께서는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안전 보건 관리 현황 등에 대해 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저희가 보조참가 형식으로 일부 관여해왔는데, 이를 철회하겠습니다. 저희들의 이번 제안 수용을 계기로 이른 시일 내에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어 당사자와 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기를 바랍니다.

2014. 5. 14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권 오 현

 

무려 7년만에 백혈병 환자 가족에게 보상하겠다고 사과하는 삼성전자, 왜 갑자기 착한척? 그 이유는 2가지였다.

 

정말 뜬금없다.

7년동안 질질끌던, 삼성전자가 갑자가 사과를 하고 나섰다.

내가 아는 삼성전자는 이렇게 착한 회사가 아니다.

하루 아침에 개과천선할 그런 양심있는 기업이 아니다.

 

왜 그럴까.

나는 2가지 이유를 생각했다.

 

하나는 현재 이건희 회장이 투병중이다. 이번에는 뭔가 조짐이 조금 좋지 않다. 

언론을 통해서는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보도가 나가지만, 분위기 자체가 왠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설령 이건희 회장이 회복된다고 해도, 당분간 경영 활동을 제대로 할지도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여러 가지 소송을 하고 있고, 특히 부담이 되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당연하지)

아들 이재용에게 삼성전자를 물려주기 전에, 최소한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것이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마음일 것이다.

이재용에게 회사를 넘기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편했던 일들도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매끄러운 경영권 상속을 위해 삼성전자 입장에서 가장 금액이 적고 착하다는 소리를 듣기에 딱 좋은 삼성전자 백혈병 환자와 유족들에 대한 소송부터 마무리짓겠다는 것으로 짐작해 본다.

 

두 번째 이유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이 정부와 기업을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의 경제 우선 논리로는 안된다는 것을 자각하는 국민들이 매우 많아지고 있다. 오랫동안 무시되었던 도덕성과 윤리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들이 고민을 하고 있다.

 

과거 삼성을 포함한 대기업들이 성장하게 된 것은 권력에 유착해 부당한 방법으로 회사의 이득을 챙겼고, 그 이득도 국가나 직원들이 아닌, 재벌 일가와 그 측근들에게 쓰여졌다. 근로자의 안전과 처우에는 인색했다.

그나마 사무 관리직 등 내근직에 대해서는 꽤 좋은 근무환경을 주었다.

 

하지만, 공장 근로자들에게는 사람대접을 해 주지 않았다.

삼성전자만해도, 대기업 중 가장 높은 연봉을 준다고 하지만, 반도체 공장 근로자들은 대다수가 비정규직이고, 비용을 아낀다는 명분으로 근무 환경은 중소기업 못지 않게 열악했다. (많이 봤다)

 

이는 평소 근로자와 서민들을 하층민으로 보고 자신들은 고상한 귀족으로 여기며 살았던 고 이병철 회장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삼성 가는 돈 밖에 모르는 집안이다. 기업 윤리 따위는 없고, 막강한 자금에서 나오는 권력의 맛을 느끼며 살 뿐이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의 사과를 곧이 곧대로 믿지 말라고 충고하겠다.

백혈병으로 희생된 유족들과 투병중인 환자들에게 삼성전자는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 그때까지는 아직 믿지 말자.

재벌과 정치인에 어디 한 두번 속아 봤나.

*추가: 글을 올린 후 인터넷 반응을 보니 역시나 삼성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고작 사과 한마디 했을 뿐 확실히 책임을 진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들 이렇게 삼성이 잘하고 있다고 아부들 하는가!

자그마치 7년동안 삼성전자는 피해 가족들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고 보상도 해 주지 않았었다. 삼성의 방해로 산재처리도 받지 못해 7년이라는 시간동안 육체적, 정신적, 물질적인 고통을 받았던 피해가족들에게 이 긴 시간동안 관심조차 갖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고작 사과한다는 말 한마디에 "삼성 착한 기업 되었네"라고 헛소리들 하는것을 보면 정말 생각들이 없다.  

이러니 삼성이 국민들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제발 생각좀 합시다.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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