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월 12일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 오성우 부장판사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 일명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했다. 오성우 판사는 이번 사건은 인간의 자존감을 짓밟은 사건으로 보고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징역 1년 실형은 작다고 볼수도 있지만, 무죄나 집행유에가 아닌 실형을 선고했다는 점에서는 어느정도 소신 판결이었고 본다. 문제는 항소심과 3심(대법원)에서도 이런 판결이 유지될 것인가 하는 점일 것이다. 여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항소하면 집행유예로 풀려나!”
땅콩회항 사건 조현아 징역 1년 선고, 증거인멸은 인정하지 않은 적당한 타협이었다. 그리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러날 것이라는 예감은 섣부른 것일까!
다들 잘 알겠지만, 우선 이 사건을 간략히 요약해 본다.
1.사건 요약
작년 2014년 12월 5일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 탑승했던 조현아 당시 부사장은 땅콩을 접시에 담지 않고 봉지째 주었다는 이유로 박창진 사무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고 강제 회황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하고 박창진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했다. 문제는 이 사건을 조사하던 국토부에 여 상무가 개입, 조사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2.재판 결과 및 의미
이번 재판을 통해 최대 쟁점이었던 항공기 항로변경죄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오성우 판사는 항공보안법 제42조 항로변경은 공로(空路)뿐만 아니라 이륙 전 지상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며 출발을 위해 푸시백을 시작했다가 정지하고 박창진 사무장을 내리게 한 뒤 출발한 바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항로변경에 해당한다고 봤다.
조현아 측 변호인의 '항공기가 실질적으로 불과 17m만 이동했고, 항로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3. 1년 형량의 이유
재판부는 조현아 때문에 24분가량 출발이 지연됐고 다른 항공기 운항을 방해했으며 충돌 가능성이 있었다, 부사장으로서 승무원 업무배제 및 스케줄 조정 권한이 있더라도 이는 탑승 전 마땅한 절차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지휘·감독권을 초월할 수 없다며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했으며 피해자들의 고통이 매우 크고 그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했지만, 램프리턴으로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피고인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점, 초범이고 여론 악화로 고통을 받았으며 20개월 된 쌍둥이 아기의 어머니인 점, 대한항공에서도 관련자들의 정상 근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점 등을 고려해 1년을 선고했다.
4. 가장 아쉬운 점
이번 재판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국토부 조사를 방해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는 점이다. 국토부가 피고인의 폭행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국토부의 불충분한 조사가 원인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 최초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한 여 상무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그때까지는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고 국토부 조사도 시작되지 않았던 점 등으로 비춰볼 때 보고서 유출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것이지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할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을 했는데, 이 또한 잘못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조현아 변호인 측 서창희 변호사는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조현아 재판 결과에 대한 올드코난 생각
우선 이번 판결은 적당한 타협이었다고 생각한다. 재벌 3세를 처벌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객관적으로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은 땅콩회항 보다는 증거 인멸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부문에 대해서 재판부는 인정을 하지 않았다.
가장 큰 형량이 나올 수 있는 죄목이며 가장 큰 비난을 받아야 할 증거인멸 지시와 국토부의 미흡한 수사과정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었는데 점에서 이번 판결은 미흡했다고 본다.
무엇보다, 조현아 측이 항소심을 했을 때 과연 징역1년 형이 그대로 유지나 될까하는 점인데, 대다수 사람들은 그간의 재벌들의 재판과정에서 2심(항소심)에서 무죄 혹은 집행유예로 풀러나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다.
항소는 집행유예라는 이 잘못된 관행이 깨질 수 있을까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최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지만, 모든 판사들이 김상환 부장판사처럼 소신 판결을 내리지는 않는다.
아직, 조현아 측에서 항소를 하지 않았지만, 만일 항소를 했는데 2심에서 무죄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사태가 벌어지면, 이번 땅콩회항 사건은 대한항공 못지 않게 법원도 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마무리 하자만 항로 변경에 대한 첫 유죄판결이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했고 증거인멸은 인정하지 않은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었다. 앞으로의 항소심도 지켜보겠다.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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