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손학규 고문이 강진에서 드디어(?)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18년 동안 유배를 했던 곳이다. 장소가 장소인만큼 손학규는 다산의 개혁정신으로 나라를 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몇자 적어 본다.
강진 손학규 정계 복귀 선언? 아직 아니다. 간을 본 것. 여론 눈치나 살피고 있는 손학규 당신은 정말 대통령 감이 아니다! 19대 대선 대신 21대 총선에 만족하기를.
필자가 손학규에 대해 불편한 생각을 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나는 몇 년전만해도 손학규를 지지 했던 사람이다. 그런 필자가 손학규를 외면하고 싫어진 결정적인 계기부터 써 본다.
오래전 그가 경기도지사를 하고 있을때와 국회의원 재직시절 그나마 청렴한 편에 있는 그의 도덕성과 사람됨에는 지금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그의 행보는 실망스럼 그 자체다. 그가 대통령의 꿈을 꾸고 있고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을 하지 않겠다.
다만,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행동을 해야하는데 결정적인 순간 그는 나서지를 못한다.
대표적으로 올 봄 4.13. 총선 당시 더민주 내에서 손학규가 선거 유세에 나서 주기를 바랬지만 하지 않았다. 차라리 탈당을 하거나, 정말 은퇴를 했다면 비난거리는 아닐 것이다. 엄연히 더민주당 당원이고, 전 고문이고 대선 경선에도 나섰던 사람이 선거에 관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손학규의 태도는 이도저도 아니거나, 지나치게 계산적이거나, 소심한 사람 혹은 눈치만 보는 사람으로 비쳐지게 되고, 실재 그런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 여기에는 필자도 들어간다.
4.13. 총선에서 본 손학규의 처신은 대통령감이 아니었다.
그리고, 어제 강진에서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했지만, 이 또한 모른다. 그가 강진 토굴로 갔을 때 은퇴를 했다 믿은 사람은 거의 없고, 언제 복귀를 할 것인지 정도가 관심사였다. 결국 어제 정계 복귀를 암시하기는 했지만, 이번에도 정식 복귀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 슬쩍 간을 본 것이다.
어제 강진에서 한 말을 곱씹어 봤지만, 복귀를 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산의 개혁정신으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던지고자 합니다..” 이 정도의 말은 정치인들의 각오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의 말이었다. 이날 단 한번도 정계 복귀를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손학규는 당분간은 복귀를 했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고 여론을 지켜 볼 것이다. 여론이 좋으면 그때 복귀 선언을 하고, 아니면 다시 기회를 본다는 명목으로 강진 토굴 속으로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게 손학규라는 사람이다.
만일, 2인자가 이런 처신을 하면 좋을수도 있지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눈치만을 보고 있으니, 국민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짜증이 나는 것이다. 손학규 지지자들에게는 참 미안하지만, 손학규는 정말 대통령 감이 아니다.
끝으로 손학규가 국회의원 정도로 재기를 꿈꾼다면 응원은 몰라도 반대는 하지 않겠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게 과하게 느껴진다. 정치인 손학규는 괜찮지만, 대통령 손학규는 아니다. 손학규는 19대 대선이 아니라 21대 총선을 목표로 삼기를 진심으로 충고한다.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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