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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시 230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8

다산 정약용 詩 17. 양근을 잘라버린 서러움 〔哀絶陽〕 蘆田少婦哭聲長 노전마을 젊은 아낙 그칠 줄 모르는 통곡소리 哭向縣門號穹蒼 현문을 향해 가며 하늘에 울부짖길 不征不復尙可有 쌈터에 간 지아비가 못 돌아오는 수는 있어도 自古未聞男絶陽 남자가 그걸 자른 건 들어본 일이 없다네 舅喪已縞兒未 시아버지는 삼상 나고 애는 아직 물도 안 말랐는데 三代名簽在軍保 조자손 삼대가 다 군보에 실리다니 薄言往 虎守 가서 아무리 호소해도 문지기는 호랑이요 里正咆哮牛去 이정은 으르렁대며 마굿간 소 몰아가고 磨刀入房血滿席 칼을 갈아 방에 들자 자리에는 피가 가득 自恨生兒遭窘厄 자식 낳아 군액 당한 것 한스러워 그랬다네 蠶室淫刑豈有辜 무슨 죄가 있어서 잠실음형 당했던가 去勢良亦慽 민땅 자식들 거세한 것 그도 역시 슬픈 일인데 ..

배움/시 2010.07.08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7

다산 정약용 詩 15. 탐진의 농가 〔耽津農歌〕 臘日風薰雪正晴 납일에 훈풍 불고 눈도 정히 개었는데 籬邊札札曳犁聲 울가에는 이러쯔쯔 쟁기 끄는 소리로세 主翁擲杖嗔傭懶 머슴놈 게으르다 주인영감 호통치며 今歲裳蒜第二 금년 들어 이제 겨우 두벌갈이 하느냐네 稻田洩水須種麥 벼논에 물을 빼고 보리를 심었다가 刈麥卽時還 秧 보래 베어 낸 즉시 모를 또 심는다네 不肯一日休地力 지력을 하루라도 놀리려고 아니하여 四時 變色靑黃 푸른색 누른색이 철을 따라 아름답지 洌水之間丈二 한강부근 가래들은 그 길이가 두 발이어서 健夫齊力苦酸腰 장정들이 힘 합해도 허리리가 아프다던데 南童隻手持短 남쪽의 짧은 삽은 아이들도 한 손으로 容易治畦引灌遙 두둑 치고 물을 대고 쉽게 쉽게 하네그려 從來不用鋤 김을 매고 북을 줘도 호미를 쓴 일 없..

배움/시 2010.07.08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6

다산 정약용 詩 13. 장기농가 〔長 農歌〕 麥嶺崎嶇似太行 보릿고개 험한 고개 태산같이 험한 고개 天中過後始登場 단오명절 지나야만 가을이 시작되지 誰將一椀熬靑 풋보리죽 한 사발을 그 누가 들고가서 分與籌司大監嘗 주사의 대감도 좀 맛보라고 나눠줄까 秧歌哀婉水如油 못노래는 애절하고 논에 물은 넘실대는데 嗔怪兒哥別樣羞 아가가 유별나게 수줍다고 야단이야 白苧新 黃苧 하얀 모시 새 적삼에 노란 모시 치마를 籠中十襲待中秋 장롱 속에 길이 간직 추석 오기만 기다린다네 曉雨廉纖合種煙 부슬부슬 새벽비가 담배 심기 알맞기에 煙苗移 小籬邊 담배모종 옮겨다가 울밑에다 심는다네 今春別學英陽法 올봄에는 영양에서 가꾸는 법 따로 배워 要販金絲度一年 금사처럼 만들어 팔아 그로 일년 지내야지 新吐南瓜兩葉肥 호박 심어 토실토실 떡잎이 ..

배움/시 2010.07.08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5

다산 정약용 詩 10. 아가노래 〔兒哥詞〕 兒哥身不着一絲兒 실오라기 몸에 하나 안 걸친 아가가 出沒 海如淸池 맑은 연못 들락거리듯 짠 바다를 들락거리네 尻高首下驀入水 꽁무니 들고 머리 처박고 곧장 물로 들어가서 花鴨依然戱漣 오리처럼 자연스럽게 잔물결을 타고 가네 文徐合人不見 소용돌이 무늬도 흔적없고 사람도 안 보이고 一壺汎汎行水面 박 한 통만 두둥실 수면에 떳더니만 忽擧頭出如水鼠 홀연히 물쥐같이 머리통을 내밀고서 劃然一嘯身隨轉 휘파람 한 번 부니 몸이 따라 솟구치데 九孔大如掌 손바닥같이 큰 아홉 구멍짜리 전복은 貴人廚下充 膳 귀한 양반 부엌에서 안줏감으로 쓰이는데 有時蚌鷸 石齒 때로는 바위틈에 방휼처럼 붙어 있어 能者於斯亦抵死 솜씨꾼도 그 때는 죽고야 만다오 嗚呼兒哥之死何足言 아가가 죽는거야 말할 것은 ..

배움/시 2010.07.08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4

다산 정약용 詩 9. 자신을 비웃음 〔自笑〕 如醉如醒度半生 취한 듯이 깬 듯이 반평생을 보내면서 到頭 得此身名 간곳마다 푸짐한건 이 몸의 이름이지 泥沙滿地掉 晩 진창 모래 천지인데 갈기 늦게 흔들었고 網 彌天舒翼輕 하늘 가득 그물인데 경솔하게 날개 폈어 落日齊山誰繫住 제산에 지는 해를 누가 잡아맬 것인가 衝風楚水可橫行 풍파 드센 초수를 마음대로 어이가리 同胞未必皆同命 형제라고 운명이 다 같지야 않겠지만 自笑迂儒闇世情 세상물정 어두운 선비 나 자신을 비웃노라 草草冠裳是汝欺 초초한 그 옷차림 바로 너를 속인 것이지 十年驅策 奔疲 십년을 쏘댔지만 피곤 말고 소득이 뭔가 智周萬物愚無對 만물을 다 안다면서 대답 못하는 우자이며 名動千人謗已隨 천인이 이름 알아도 그 뒤에는 훼방인 것을 不見紅顔多薄命 미인이 흔히 박..

배움/시 2010.07.08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3

다산 정약용 詩 7. 여름철에 죽란사에 모여 활 쏘는 데 대하여 지은 시 〔夏日竹欄小集射韻〕 散漫愁長夏 어수선한 긴 여름 날게 걱정이고 支離因赫炎 지루한 불볕더위도 곤혹스러워 久 風寂歷 바람이 너무 없어 지랄이지 時見雨廉纖 가끔은 비도 잘금잘금 내리지만 擺睡頻移 잠 쫓으려고 자주 자리 옮기고 抛書懶閱籤 책 던져버리고 잘 보지 않는다네 無綠辭病 목마른 병을 풀 길이 없고 未暇養心恬 마음 편안히 할 겨를도 없어 韻事文房故 시 짓는 것 문방에서 하는 일이기에 親朋雅契僉 다정한 벗 여럿이 모임 가졌지 東方工射覆 동쪽 사람들은 사복을 잘하고 蜀客衒惟占 촉객들은 점 잘친다고 뽐냈다네 賭勝皆徵勇 내기에 이기려고 모두 용자를 징발했기에 分曹盡執謙 분조에서는 다 겸손한 태도였다 猜疑心似 시기하는 심통들 원숭이 비슷하고 ..

배움/시 2010.07.08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2

다산 정약용 詩 4. 최사문 유럽편에 화답하다 〔和崔斯文游獵篇〕 鷹師臂鷹登高崧 매사냥꾼 매를 메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佃夫嗾犬行林 몰이꾼은 개 앞세어 숲 속을 뒤지면 稚飛角角流山曲 꿩들은 꿜꿜대며 산굽이로 날아가고 鷹來 如飄風 표풍처럼 날쌔게 매가 날아 뒤를 쫓지 力盡魂飛雉伏莽 힘빠진 꿩 혼비백산 숲 속으로 기어들 때 鷹將下擊還騰空 덮치기 위한 매가 창공을 맴도는데 霹火閃 不可諦 번갯불이 번쩍하는 그 순간을 예측 못해 蒼茫獨坐空山中 넋을 잃고 혼자서 빈 산 속에 앉았다네 鳴呼雉罪誠難赦 아, 참으로 꿩의 죄는 용서하기 어려워서 鷹兮搏擊眞豪雄 내리친 매야말로 영웅호걸 진짜라네 啄粒猶竊耿介譽 곡식을 먹으면서도 깔끔하단 말을 듣고 鮮衣不勞組織工 길쌈도 안하면서 고운 옷만 입단 말가 快向平蕪酒毛血 허허벌판 잡초..

배움/시 2010.07.08

고전)다산 정약용의 시

다산 정약용 詩 1. 홀곡행, 수안 태수에게 올리다 〔笏谷行 呈遂安守〕 彦眞山高笏谷深 언진산 산이 높고 홀곡은 골이 깊어 山根谷隧皆黃金 산이고 골짝이고 속은 다 황금이라네 淘沙 水星采現 모래와 물 거르면 별들이 빛나듯이 瓜子 粒紛昭森 무수한 사금들이 반짝반짝 나타나지 利竇一鑿混沌瘠 돈구멍만 파고 보면 하늘 땅도 야위어지고 快斧爭飛巨靈劈 잘 든 도끼질 자주하면 산신령도 쪼개지는 법 下達黃泉上徹 아래로 황천까지 위로는 하늘까지 洞穴 絶地 구멍이 펑펑 뚫려 지맥이 끊어지네 筋膚齧蝕交 살과 힘줄 다 찢기듯 골짝은 텅텅 비고 觸?脊森 해골 등뼈 앙상하듯 나뭇가지 비뚤어지며 山精 著樹 산의 정령 울어대며 나무 끝으로 오르고 鬼魅晝騁多啼鴉 낮도깨비 날뛰고 까마귀떼 까옥대네 椎埋竊發蔚雲集 사람백장 들고 일어나 구름처럼..

배움/시 2010.07.08

시) 주요한 作 불놀이, 빗소리, 샘물이 혼자서

주요한 詩 불놀이 아아, 날이 저문다. 서편 하늘에 외로운 강물 위에 스러져 가는 분홍빛 놀... 아아, 해가 저물면 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 오늘은 사월이라 파일 날, 큰 길을 물밀어 가는 사람 소리는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 왜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수 없는고? 아아, 춤을 춘다. 춤을 춘다. 시뻘건 불덩이가 춤을 춘다. 잠잠한 성문 위에서 내려다 보니, 물 냄새, 모래 냄새, 밤을 깨물고하늘을 깨물은 횃불이 그래도 무엇이 부족하여 제 몸까지 물고 뜯으며, 혼자서 어둔 가슴 품은 젊은 사람은 과거의 퍼런 꿈을 찬 강물 위에 내어던지나 무정한 물결이 그 그림자를 멀출 리가 있으랴?-아아 꺽어서 시들지 않는 꽃도 없건마는, 가신 임 생각에 살아도 죽은 이 마음이..

배움/시 2010.07.08

시) 이상화 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의 침실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며 종달이는 울타리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다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멀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

배움/시 201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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