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명작 243

시) 헤르만 헷세 – 영합, 그러나 우리는 남몰래 갈망하노라.

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영합 결코 굴복하지 않는 것, 소박한 것은 물론 우리의 의심을 용인치 않는다. 세계는 평탄하고 심연의 전설은 헛된 소리라고 그들은 간단히 설명한다. 옛부터 정들고 포근한 두 차원 이외에 또 다른 차원이 있다면 사람들은 거기서 어떻게 편히 살며 어떻게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까? 그러므로 평화를 이룩하려면 한 가지 차원은 없에버리라. 굴복을 모르는 사람이 진정 옳다면 심연을 굽어보기가 그토록 위험하다면 제 3 차원은 없어도 좋을 테니까. 그러나 우리는 남몰래 갈망하노라. 우아하고 정신적이며, 아라비아 무뉘처럼 미묘하게 우리 생명은 요부의 생명처럼 조용히 춤추며 허무의 둘레를 도는 것인가. 우리가 존제와 현재를 희생한 허무의 둘레를 숨결같이 가벼이 맑게 흐르는 꿈의 아름..

배움/시 2010.06.30

시) 헤르만 헷세 – 탄식

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탄식 우리에게는 존재가 부여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흐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형식에 기꺼이 흘러든다. 낮이나, 밤이나. 동굴이나, 사원으로. 우리는 뚫고 나아간다. 존제에 대한 갈망이 우리를 몰 아치고 있다. 우리는 쉬지 않고 형식을 하나씩 완성한다. 어떤 형식도 우리의 고향이나 행복이나 고통은 되지 않 는다. 우리는 언제나 도중에 있으며 항상 손님이다. 밭이나 보섭도 우리를 부르지 않고, 우리를 위해서 빵 은 생기지 않는다. 신께서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 다. 신은 진흙인 듯 우리를 매만진다. 진흙은 말이 없고, 뜻대로 되며, 울지도 웃지도 않는 다. 이겨지기는 하지만 구워서 굳힐 수는 없다. 언젠가는 굳어서 돌이 되어 영원하리라...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이별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이별 Adieu 이 별 벌써 가을인가! -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하나의 영구불변 (永久不變)의 태양을 아끼는가. 설령 우리가 옮겨가는 계절의 사이사이에서 사멸하는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 천계의 광명의 발견에 관여할 각오를 정한 이상에는. 가을이다. 자욱하게 서 움직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떠오르는 우리들의 배는, 비참의 항구를 향하여, 화염과 진흙이 붙은 하 늘을 짊어진 거대한 거리를 향하여, 뱃머리를 돌린다. 아아! 썩 은 누더기여, 비에 젖은 빵이여. 곤드레 만드레로 취한 취기여. 나를 십자가에 걸은 수많은 애욕이여! 이미 죽어서, 심판을 받 게 될 무수한..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아침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아침 Matin 아 침 나에게도, 한번 쯤은, 사랑스러운 영웅적인 우화(寓話)를 생각 케하는 따위 황금의 종이 위에 써두어야 할, 하나의 청춘이 있 지 않았던가, - 너무나 운이 좋았던 청춘이! 그 어떤 죄(罪) 때 문에 그 어떤 잘못 때문에 나는 오늘 지금의 이 쇠약한 모습의 보상을 얻은 것인가? 당신네들이 슬픔에 흐느껴 운다든가, 병 자들이 절망하고 있다든가 죽은 사람들이 악몽에 짓눌린다든가 그런 것을 주장하는 분들이여,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 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에겐, 저 주..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섬광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섬광 L'Eclair 섬광(閃光) 인간의 노동! 이것이, 내가 있는 심연은 때때로 번개와 같이 비치는 폭발이다. "비어있는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과학을 향해서, 자 전진 이다!" 근대(近代)의 '전도자'가, 즉 세간사람들 전부가 그렇게 외친다. 그래도 역시 사악한 놈이랑 게으른 놈의 시체는, 다른 사람들의 심장 위에 무겁게 떨어지는 것이다.… 아! 서둘러라, 좀더 급히. 밤의 어둠을 넘어서, 저편에는 미래(未來)의 영겁 (永劫)의 그 보상이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그것을 놓쳐버리 는 것인가?… - 나에게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능한가? 나도 노동을 알고 있 다. ..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불가능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불가능 L'Impossible 불가능 아 - 나의 소년시절의 - 저 생활. 일년 내내 거리를 헤매고 다 녔고, 초자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절식(節食)을 하고 거지중 의 상거지보다도 더 이욕(利慾)에 초연하였고, 고향도 없고 친 구도 없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었다.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석 은 일이었을까. - 그리고 나는 이제야 겨우 그것을 깨달았다! - 내가 저 사나이들을 경멸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 우리의 여자 들의 정결과 건강에 기생하여 단 한 번의 애무의 기회라도 놓치 지 않으려 하고 있었던 저 사나이들을 경멸한 것은. 하기야 오 늘에 와서는 여자들이 우리와 ..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굶주림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굶주림 Faim 굶주림 내 취미있다면 땅이나 돌에 대한 것뿐 나는 언제나 공기나 바위나 석탄과 철을 먹는다. 내 굶주림이여, 돌아라, 굶주림이여, 소리의 풀밭을 먹으라. 매꽃의 즐거운 독액을 끌어당겨라. 깨진 조약돌, 오래된 교회의 돌들을 먹으라. 오래된 홍수(洪水)의 자갈들. 회색 계곡에 심겨있는 빵들을. * 늑대가 나무 밑에서 그가 먹을 집짐승의 멋진 깃털에 침뱉으며 낑낑대고 있었다. 그 녀석처럼 나도 소진했다. 사라다와 과일은 따주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울타리의 거미는 제비꽃만을 먹는다. 잠자게 해다오! 솔로몬의 제단에서 끓게 해다오. 거품이 녹 위를 달려 세드..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가장 높은 탑의 노래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가장 높은 탑의 노래 Chanson de la plus haute tour 가장 높은 탑의 노래 오라, 오라, 열중할 시간이여. 얼마나 참았나 내 언제까지나 잊었네 공포와 고통도 하늘높이 날아가 버렸고 불쾌한 갈증이 내 혈관 어둡게 하네. 오라, 오라, 도취할 시간이여. 잊게 되어 있고, 더러운 파리떼 기운차게 웅웅거리는데 향(香)과 가라지를 키우고 꽃피우는 들판처럼 오라, 오라, 도취할 시간이여. 나는 사막, 불타는 과수원, 시들은 상점, 미지근한 음료를 사 랑했다. 나는 냄새나는 거리를 기어다녔고, 눈을 감고, 불의 신 (神), 태양에 몸을 바쳤다. "장군이여, 황..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지옥의 밤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지옥의 밤 Nuit de l'enfer 지옥(地獄)의 밤 터무니 없는 독을 꿀꺽 삼켰다. - 나에게 온 충고여 세 번 축복받으라! - 내장이 불탄다. 독액 (毒液)의 격렬함이 내 사지를 뒤틀고 이그러뜨리고 나를 넘어뜨 린다. 갈증이 나 죽겠다. 목이 탄다. 소리를 지를 수도 없다. 이게 지옥의 영원한 고통이다. 보라, 이 불길이 어떻게 다시 일 어나는가를! 나는 멋있게 불탄다. 가라 악마여! 나는 선(善)과 행복으로 개심을, 구원을 예감했다. 그 광경을 내가 그릴 수 있을까? 지옥의 공기는 찬송가를 허용치 않는 것 을! 수많은 멋진 피조물들, 그윽한 종교 연구회, 힘과..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나쁜 혈통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나쁜 혈통 Mauvais sang 나쁜 혈통(血統) 내 골족(族)의 선조에게서 나는 푸르고 흰 눈과 좁은 두개골과 싸움에 서투른 것을 물려 받았다. 나는 내 옷이 그들의 것처럼 야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나는 내 머리털에 버터를 바 르지 않는다. 골족(族)은 그 당대에 가장 재간 없이, 짐승 가죽을 벗기는 자 들이었고 풀을 태우는 것들이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또한 우상숭배와 신에 대한 사랑을 얻었다. 오 모든 악덕, 화, 음란함 - 멋있도다. 음란함이여 - 특히 거짓 과 나태를 얻었다. 나는 모든 직업을 무서워한다. 선생과 노동자는 모두 상스러운 농부들이다. 펜..

배움/시 2010.06.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