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시인 51

시) 한하운 作 보리피리, 여인 (시인 한하운 소개, 설명)

한하운 詩 보리피리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의 거리 인간사 그리워 피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 눈물의 언덕을 피닐니리. 여인 눈여겨 낯익은 듯한 여인 하나 어깨 넓직한 사나이와 함께 나란히 아가를 거느리고 내 앞을 무심히 지나간다. 아무리 보아도 나이가 스무살 남짓한 저 여인은 뒷모습 걸음걸이 하며 몸맵시 틀림없는 저... 누구라 할까... 어쩌면 엷은 혀 끝에 맴도는 이름이요! 어쩌면 아슬아슬 눈 감길 듯 떠오르는 추억이요! 옛날엔 아무렇게나 행복해 버렸나 보지? 아니 아니 정말로 이제금 행복해 버렸나 보지? -------------------------------------------------..

배움/시 2010.07.12

시) 홍사용 作 나는 왕이로소이다, (시인 홍사용 설멍)

홍사용 詩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시왕전에서도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 하겠나이다. 다른 것도 많지요마는...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 하겠나이다. 다른 말씀도 많지요마는... 이것은 노상 왕에게 들리어 주신 어머님의 말씀인데요. 왕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올 때에는 어머님의 흘리신 피를 몸에다 휘감고 왔더랍니다. 그 말에 동네의 늙은이와 젊은이들은 모두 고 쓸데없는 물음질로 한창 바쁘게 오고갈 때에도 어머님께서는 기꺼움보다도 아무 대답도 없이 속아픈 눈물울 흘리셨답니다. 벌거숭이 어린 왕 나도 어머니의 눈물을 따라서 발버둥질치며, 으아 소리쳐 울더..

배움/시 2010.07.12

시) 남궁벽 作 말, (시인 남궁벽 생애 설명,해설)

남궁벽 詩 말 말님. 나는 당신이 웃는 것을 본 일이 없읍니다. 언제든지 숙명을 체관한 것 같은 얼굴로 간혹 웃는 일은 있으나 그것은 좀처럼 하여서는 없는 일이외다. 대개는 침묵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온순하게 물건을 운반도 하고 사람을 태워 가지고 달아나기도 합니다. 말님, 당신의 운명은 다만 그것뿐입니까. 그러하다는 것은 너무나 섭섭한 일이외다. 나는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사람의 악을 볼 때 항상 내세의 심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같이 당신의 은명을 생각할 때 항상 당신도 사람이 될 때가 있고 사람도 당신이 될 때가 있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 시인 남궁벽 (18..

배움/시 2010.07.12

시) 오상순 作 첫날밤, (시인 오상순 해설)

오상순 詩 첫날밤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의 촛불은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저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 바다 속에서 어족인 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 야! 태초 생명의 비밀 터지는 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의 문 열리는 소리 오오 구원의 성모 현빈이여! 머언 하늘의 뭇 성좌는 이 빰을 위하여 새로 빛날진저! 밤은 새벽을 배고 침침히 깊어 간다. -------------------------------------- 시인 오상순 (1894 - 1963) 서울 출생. 호가 공초인 그는 동인으로 문단에 데뷔(1920)했다가 일제시에는 절필, 해방후 다시 붓을 들어 허무와 명상의 구도적 작품을 다수 발표했다. 중앙고보, 보성고보 등에서 교..

배움/시 2010.07.12

시) 정지용 作 - 유리창1, 2, 촉불과 손

정지용 詩 유리창1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양 언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 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ㅅ새처럼 날러갔구나! 유리창2 내어다 보니 아주 캄캄한 밤, 어험스런 뜰앞 잦나무가 자꼬 커올라간다. 돌아서서 자리로 갔다. 나는 목이 마르다. 또, 가까이 가 유리를 입으로 쫏다. 아아, 항 안에 든 금붕어처럼 갑갑하다. 별도 없다, 물도 없다, 쉬파람 부는 밤. 소증기섯처럼 흔들리는 창. 투명한 보라ㅅ빛 누뤼알 아, 이 알몸을 끄집어내라, 때려라, 부릇내라. 나는 열이 오른다. 뺌은..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아침, 바람, 난초

정지용 詩 아침 프로펠러 소리... 선연한 커-브를 돌아나갔다. 쾌청 ! 짙푸른 유월 도시는 한층계 더 자랐다. 나는 어깨를 골르다. 하픔... 목을 뽑다. 붉은 수탉모양 하고 피여 오르는 분수를 물었다... 뿜었다... 해ㅅ살이 함빡 백공작의 꼬리를 폈다. 수련이 화판을 폈다. 오르라쳤던 잎새. 잎새. 잎새 방울 방울 수은을 바쳤다. 아아 유방처럼 솟아오른 수면 ! 바람이 굴고 게우가 미끄러지고 하늘이 돈다. 좋은 아침- 나는 탐하듯이 호흡하다. 때는 구김살 없는 흰돛을 달다. 바람 바람 속에 장미가 숨고 바람 속에 불이 깃들다. 바람에 별과 바다가 씻기우고 푸른 뫼ㅅ부리와 나래가 솟다. 바람은 음악의 호수 바람은 좋은 알리움 ! 오롯한 사랑과 진리가 바람에 옥좌를 고이고 커다란 하나와 영원이 펴고 날..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홍역, 비극, 사계를 죽임

정지용 詩 홍역 석탄 속에서 피여 나오는 태고연히 아름다운 불을 둘러 12월 밤이 고요히 물러 앉다. 유리도 빛나지 않고 창창도 깊이 나리운 대로- 문에 열쇠가 끼인 대로- 눈보라는 꿀벌떼 처럼 닝닝거리고 설레는데, 어느 마을에서는 홍역이 척촉처럼 난만하다. 비극 (비극)의 흰얼굴을 뵈인 적이 있느냐? 그 손님의 얼굴은 실로 미하니라. 검은 옷에 가리워 오는 이 고귀한 심방에 사람들은 부 질없이 당황한다. 실상 그가 남기고 간 자취가 얼마나 향그럽기에 오랜 후일에야 평화와 슬픔과 사랑의 선물을 두고 간 줄을 알았다. 그의 발옮김이 또한 표범의 뒤를 따르듯 조심시럽기에 가리어 듣는 귀가 오직 그의 노크를 안다. 묵이 말러 시가 써지지 아니하는 이 밤에도 나는 맞이할 예비가 잇다. 일즉이 나의 딸하나와 아들..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풍랑몽1, 풍랑몽2, 비로봉

정지용 詩 풍랑몽1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끝없는 울음 바다를 안으올때 포도빛 밤이 밀려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래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당신 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창밖에는 참새떼 눈초리 무거웁고 창안에는 시름겨워 턱을 고일 때, 은고리 같은 새벽달 부끄럼성 스런 낯가림을 벗듯이, 그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외로운 졸음, 풍랑에 어리울 때 앞 포구에는 궂은비 자욱히 들리고 행선배 북이 웁니다, 북이 웁니다. 풍랑몽2 바람은 이렇게 몹시도 부옵는데 저달 ..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호수1, 호수2, 호면, 겨울, 달

정지용 詩 호수1 얼골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 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2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꼬 간지러워. 호면 손 바닥을 울리는 소리 곱드랗게 건너 간다. 그뒤로 흰게우가 미끌어진다. 겨울 비ㅅ방울 나리다 누뤼알로 구을러 한 밤중 잉크빛 바다를 건늬다. 달 선뜻 ! 뜨인 눈에 하나 차는 영창 달이 이제 밀물처럼 밀려오다. 미욱한 잠과 베개를 벗어나 부르는 이 없이 불려 나가다. * 한밤에 홀로 보는 나의 마당은 호수같이 둥그시 차고 넘치노나. 쪼그리고 앉은 한옆에 흰돌도 이마가 유달리 함초롬 고와라. 연연턴 녹음, 수묵색으로 찥은데 찢 지 한창때 곤한 잠인양 숨소리 설키도다. 비둘기는 무엇이 궁거워 구구 오느뇨, 오동나무 꽃이야 못견..

배움/시 2010.07.11

시) 정지용 作 - 엽서에 쓴 글, 새빨간 기관차, 밤

정지용 詩 엽서에 쓴 글 나비가 한 마리 날러 들어온 양 하고 이 종이ㅅ장에 불빛을 돌려대 보시압. 제대로 한동안 파다거리 오리다. -대수롭지도 않은 산목숨과도 같이. 그러나 당신의 열적은 오라범 하나가 먼데 가까운데 가운데 불을 헤이며 에이며 찬비에 함추름 취적시고 왔오. -스럽지도 않은 이야기와도 같이. 누나, 검은 이밤이 다 회도록 참한 뮤-쓰처럼 쥬무시압. 해발 이천 피이트 산봉우리 우에서 이제 바람이 나려 옵니다. 새빨간 기관차 느으릿 느으릿 한눈파는 겨를에 사랑이 수이 알어질가도 싶구나. 어린아이야, 달려가자. 두뺨에 피여오른 어여쁜 불이 일즉 꺼져 버리면 어찌 하자니? 줄 달음질 쳐 가자. 바람은 휘잉. 휘잉. 만틀 자락에 몸이 떠오를 듯. 눈보라는 풀. 풀. 붕어새끼 꾀여내는 모이 같다. ..

배움/시 2010.07.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