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육사 詩 자야곡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러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 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날려 항구에 돌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절여 바람 불고 눈보라 치잖으면 못 살리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소리 숨 막힐 마음 속에 어데 강물이 흐르느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드리노라. 수만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러라.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순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움직거려 제비떼 까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