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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눈 물, 꿈과 근심, 차라리

올드코난 2010. 7. 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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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韓龍雲)

 


눈물

 

 
 
내가 본 사람 가운데는,

  눈물을 진주라고 하는 사람처럼 미친 사람은 없습니다

  그 사람은 피를 홍보석이라고 아는

  사람보다도, 더 미친 사람입니다.

  그것은 연애에 실패하고 흑암의 기로에서 헤메는

  늙은 처녀가 아니라면, 신경이 기형적으로 된 시인의 말입니다.

  만일 눈물이 진주라면 나는 님의 신물(信物)로 주신

  반지를 내놓고는, 세상의 진주라는 진주는

  다 티끌 속에 묻어 버리겟습니다.

 

  나는 눈물로 장식한 옥패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나는 평화의 잔치에 눈물의 술을 마시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내가 본 사람 가운데는

  눈물을 진주라고 하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니어요. 님이 주신 눈물은 진주 눈물이어요.

  나는 나의 그림자가 나의 몸을 떠날 때까지,

  님을 위하여 진주 눈물을 흘리겠습니다.

  아아, 나는 날마다 날마다 눈물의 선경(仙境)에서

 

  한숨의 옥적(玉籍)을 듣습니다.

  나의 눈물은 백천 줄기라도 방울방울이 창조입니다.

 

  눈물의 구슬이여, 한숨의 봄바람이여,

  사랑의 성전을 장엄하는 무등등(無等等)의 보물이여,

  아아, 언제나 공간과 시간을 눈물로 채워서 사랑의 
  세계를 완성
할까요.



꿈과 근심

 


밤 근심이 하 길기에

꿈도 길 줄 알았더니

님을 보러 가는 길에 반도 못가서 깨었구나.

 

새벽 꿈이 하 짧기에

근심도 짧을 줄 알았더니

근심에서 근심으로

끌간 데를 모르겠다.

 

만일 님에게도

꿈과 근심이 있거든

차라리

근심이 꿈 되고 꿈이 근심 되어라.


차라리

 

  님이여, 오셔요.   오시지 아니하려면  차라리  가셔요. 가려다       

오고 오려다 가는 것은  나에게 목숨을 빼앗고  죽음도 주지 않는    

것입니다.

  님이여, 나를  책망하려거든 차라리  큰 소리로  말씀하여 주셔   

, 침묵으로 책망하지  말고, 침묵으로  책망하는 것은  아픈 마   

음을 얼음 바늘로 찌르는 것입니다.

  님이여. 나를  아니  보려거든 차라리  눈을  돌려서 감으셔요.      

  흐르는 곁눈으로 흘겨보지  마셔요. 곁눈으로 흘겨보는  것은 사  

랑의 보()에 가시의 선물을 싸서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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